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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고독사 절반 이상이 5060 남성

Posted November. 29, 2025 07:25   

Updated November. 29, 2025 07:25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생활하다 홀로 임종을 맞은 뒤 한참 뒤에 발견되는 ‘고독사’ 사망자가 지난해 3924명으로 전년도보다 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사망자 100명 중 1.09명이 고독사로 생을 마감했다. 성별로는 전체 고독사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82%로 압도적이다. 특히 50, 60대 남성 비중이 전체 고독사의 절반이 넘을 정도로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사는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20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단절된 주거 환경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5060 남성들 중에는 조기 퇴직이나 사업 실패, 이혼과 사별로 뜻하지 않게 1인 가구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혼주의자 등 스스로 1인 가구를 선택한 이들은 외부 활동과 교류에 적극적이지만 실직과 사별 등으로 인한 비자발적 1인 가구는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함에도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다. 특히 주거비 부담 때문에 원룸이나 고시원처럼 이웃 간 유대가 약한 곳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 고독사 우려를 키우고 있다.

5060 남성 고독사의 특징 중 하나는 병사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20대 이하 고독사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중은 57%인데 5060 남성은 8.3∼13.5%에 불과하고 대개 질병으로 사망한다. 이 연령대는 신체 기능 저하에 고혈압 당뇨 암을 비롯한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데다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 병을 키우고, 응급상황이 생겨도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 보니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중장년 세대는 사회 활동이 활발한 청년층이나 정부가 관리하는 노년층과 달리 정책의 대상도 복지의 대상도 아닌 소외된 세대다. 특히 이 연배의 한국 남성들은 직장이 생활의 거의 전부인 세대여서 ‘명함이 없는 삶’이 닥치면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좌절하기 쉬우나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도움을 받는 일엔 서툴다. 경제적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노년기로 이행할 수 있도록 스스로 돕고 정부도 맞춤형 정책으로 도와야 한다. 술과 담배가 아닌 사람과 서로 의지하고 살아야 쓸쓸한 죽음을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