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약 1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대만의 중국 복귀는 전후 국제질서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과 미국은 과거에 파시즘과 군국주의에 함께 맞섰고, 현재는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 성과를 공동으로 지켜야 한다”고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과 관련된 중국 입장을 적극 설명하고 현 상황을 유리하게 관리하기 위한 작업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통화는 이례적으로 시 주석이 먼저 요청한 것이며, 최근 수십 년간 중국 최고지도자가 미국 대통령에게 먼저 연락한 사례는 2001년 9·11 테러 때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대만 문제가 중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동맹인 일본이 아닌 패권 경쟁 중인 중국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으로부터 무역협상 등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거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같은 안보 이슈에서 협조를 구하기 위해 대만 의제에서 한발 물러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화 뒤 다카이치 총리와도 약 20분간 통화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5일 취재진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통화가) 이뤄졌다”며 “동맹 강화, 인도태평양 정세 등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미중 정상의 통화에 관한 설명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우리는) 친한 친구이며 언제든 전화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과 우크라이나·러시아, (마약) 펜타닐, 대두(大豆), 기타 농산물 등 많은 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시 주석이 내년 4월 중국 베이징에 방문하라고 초청했고 자신이 수락했다고 공개했다. 또 시 주석을 미국에 국빈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7년 4월 미국을 찾았지만 당시는 국빈 방문이 아니었다. WSJ는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 등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 “동맹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우려하는 역내 동맹국의 불안을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