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23명이 1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찬)는 20일 오후 2시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국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과 보좌진 26명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던 나 의원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에 대해 벌금 2000만 원, 국회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각각 벌금 1000만 원과 벌금 150만 원을,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황 전 총리에게는 벌금 1500만 원과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 법원은 나머지 피고인에 대해서도 검찰의 공소 사실을 대부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국회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신뢰를 회복하고자 마련한 국회의 방침을 구성원인 의원들이 스스로 위반한 첫 사례”라며 “쟁점 법안의 정당함을 떠나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국회에서 벌어졌던 충돌 상황에 대해 국회의원 면책특권 대상이 아니며 저항권 행사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현직 의원 6명 모두 국회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일반 형사 사건으로 금고형 이상, 국회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되는데 전현직 의원 23명 모두 기준 이하로 선고받아 의원직과 피선거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선고 직후 나 의원은 “법원이 명백하게 정치적 항거의 명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의원직 상실형을 면했지만 법원의 호된 꾸짖음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소설희기자 facthe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