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쇠사슬 체포’에 대미투자 현장이 멈춰섰다

‘쇠사슬 체포’에 대미투자 현장이 멈춰섰다

Posted September. 10, 2025 07:37   

Updated September. 10, 2025 07:37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건물과 주인 없는 빈 차 수십 대가 늘어 서 있는 주차장에선 글로벌 기업의 대형 공장 공사 현장이란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출근하는 직원들로 북적였을 월요일 오전 8시였지만 공장 주변에는 오가는 차를 찾아볼 수 없었다.

공장 입구에는 출근하는 직원들의 출입증을 감독하던 기업의 보안요원들도 없었다. 여기저기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대형 쓰레기통은 4일(현지 시간) 진행된 미 이민당국의 대규모 단속 때 발생한 혼란을 보여주는 듯 했다.

8일(현지 시간) 조지아주(州) 엘라벨에 자리한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공사 현장을 찾았다. 이날은 지난 4일 이곳에서 미국 이민당국의 불법체류자 단속이 이뤄진 뒤 맞는 첫 월요일이었다.

이날 찾은 공장에는 주차장마자 주인을 잃은 자동차들이 수십대 씩 서 있었다. 평소 합숙 생활을 하던 직원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타고 출근했던 미니밴도 여럿 목격할 수 있었다. 차량 안에는 먹다 만 커피와 생수병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대부분 렌트카인 이들 차량은 주인도, 차키도 없어 누구 소유인지 확인도 못하고 반납조차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한국 기업의 대규모 대미투자, 한미 경제 협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대형 공장은 그렇게 완전히 멈춰 있었다.

미 이민당국의 구금소에 구금 중인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의 석방과 출국을 위한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갑작스러운 일에 많이 놀라셨을 텐데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동반 발전을 위한 우리 국민과 기업 활동에 부당한 침해가 가해지는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도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정부는 한 명도 빠짐없이 추방이 아닌 자진 입국으로 모시고 올 수 있도록 막바지 행정절차를 마무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고 밝혔다. 이어 “외교적으로 가장 강한 톤으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외교적인 용어가 아닌 강력한 항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368석 규모의 B747-8i 여객기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조지아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띄우기로 했다. 만약 정부의 목표대로 10일까지 구금자들의 자진출국을 위한 행정수속이 마무리 된다면 비행기는 10일 늦은 오후 국민들을 태우고 애틀랜타 공항을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임우선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