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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전쟁 참전… 핵시설 직접 때렸다

트럼프, 이란 전쟁 참전… 핵시설 직접 때렸다

Posted June. 23, 2025 07:46   

Updated June. 23, 2025 07:46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21일(현지 시간)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 시설을 기습 타격했다.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처음 대규모 선제공격을 감행한 지 8일 만에 미군이 직접 ‘참전’한 것으로, 미국이 이란 본토를 공격한 건 사상 처음이다. 또 미국이 직접적인 공격을 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중동 국가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선 건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의 핵농축 핵심 시설은 완전히, 철저하게 파괴됐다”며 “이란은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의 공격은 훨씬 더 강력하고 신속하게 단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보복을 다짐했고, 이란 국영 TV는 중동 내 미국 시민과 군인에 대한 공격 의사를 밝히면서 전 세계가 초긴장 상태로 접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후 10시(한국 시간 22일 오전 9시)에 긴급 성명을 발표하며 이란 공습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대국민 연설에서 “조금 전, 미군은 이란 정권의 핵심 핵 시설 3곳,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대해 대규모 정밀 타격을 단행했다”면서 “이란은 이들 시설을 통해 끔찍하게 파괴적인 핵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CNN 등은 미군이 지하 깊은 곳에 건설된 포르도 핵 시설 등을 타격하기 위해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GBU-57’ 폭탄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벙커버스터’는 지표면 아래 깊숙이 파고들어가 폭발하도록 설계된 공중 투하용 초대형 폭탄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의식한 듯, 이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도 날렸다. 특히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란을 ‘중동의 불량배’로 지칭하며 “이 상황은 계속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평화가 곧바로 찾아오지 않는다면 나머지 표적들도 정밀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탁월한 기술로 제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3일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했고, 그간 줄곧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공격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환영 성명을 냈다. 그는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결정이 역사를 바꿀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스라엘은 같은 날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수뇌부 일부를 제거하고 이란 서부의 미사일 발사대 또한 공습했다.

한편 이란 외교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쟁’을 시작했다”며 “이란의 안보와 국가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전력으로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