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 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을 사흘 앞두고 자신의 이름을 딴 ‘밈 코인(유행을 반영해 만든 가상화폐)’인 ‘$TRUMP’를 직접 발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해당 코인의 시장 가치가 급등했는데 코인의 80%를 트럼프 당선인 측이 보유한 것이 알려지며 이해 충돌 및 윤리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오후 9시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의 새로운 공식 트럼프 밈이 나왔다. 지금 당장 $TRUMP를 받으라”며 해당 코인 구매 링크를 걸었다. 폭스비즈니스는 “채 24시간도 되지 않아 $TRUMP의 가치가 몇 센트에서 33.87달러로 상승해 1만8000%가 넘는 엄청난 가격 상승을 보였다”며 “이에 따라 시가총액 기준 세계 30대 가상화폐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해당 코인의 80%는 트럼프 당선인의 계열사 등 당선인과 관련 있는 기관이나 인사가 소유하고 있으며, 하루 만에 60억 달러 이상의 시장 가치를 기록했다. 해당 코인이 솔라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되면서 시총 4위 가상화폐인 솔라나도 20% 가까이 폭등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 직을 활용해 돈을 벌려는 노골적 시도”라며 “트럼프 2기가 윤리적 경계를 위반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 주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WSJ는 “트럼프 코인은 일부 열렬한 암호화폐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을 받았다”면서도 “워싱턴(미국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국 정부나 기업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호의를 얻기 위해 토큰을 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임우선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