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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취임 1년’ 대통령실 인적개편 거론

‘尹 취임 1년’ 대통령실 인적개편 거론

Posted March. 29, 2023 07:55   

Updated March. 29, 20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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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을 앞둔 10일 김일범 대통령실의전비서관이 사퇴하고, 27일 이문희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의 교체 소식이 알려졌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해 온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교체하는 방안도 대통령실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져 외교안보 라인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상 외교의 최대 이벤트인 한미 정상회담,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에 불거진 조치로, 대통령실은 비서관 교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논란은 확대되고 있다.

● “한미 정상 문화행사 준비 지연, 쇄신 촉발의 발단”

대통령실이 추가 인적 쇄신을 검토하고 나선 배경에는 외교안보 라인의 일정 조율 실패 문제 등이 1차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외교안보 라인이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이행하거나 관철시키지 못한 사례가 관측된다”며 “이는 한 차례가 아니라 반복돼 온 문제로 안다”고 했다.

특히 방미 기간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주최한 국빈만찬 관련 일정을 조율하는 문제에서 불거진 혼선이 인적 개편의 결정적인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한류 스타 블랙핑크와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한미 정상회담 국빈 만찬장에서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을 주제로 함께 공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K팝과 대중문화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질 바이든 여사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것. 여권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5차례 이상 한국 대사관이 미국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외교안보 라인에서 대응이 더뎌 무산위기에 처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국빈방문 행사 준비 및 조율과 관련해 지속적인 누락과 안보실 내에서도 우회 보고가 있었고 대통령의 신뢰를 잃어 비서관 뿐 아니라 김 실장도 함께 미국 방문 전에 거취를 정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커리어(직업) 외교관 출신 비서관이 둘씩이나 미국과의 정상일정을 조율하다가 놓쳤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김건희 여사 또는 미 대통령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간 일정이거나 이들로부터 나온 아이디어에 대해 상대적으로 중요도를 낮게 부여했다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북 도발 등 글로벌 이슈 선제 판단 아쉬워”

근본적으로는 북핵 위협이 고조되고 한반도를 둘러싼 엄중한 외교 안보 환경 속에 외교부와 국가안보실이 원활히 소통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야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방미 준비 뿐 아니라 판단의 부재, 즉 특히 단순 탄도미사일 발사를 떠나 다양한 신형 전술무기들을 선보이고 있고 북한 도발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핵심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상황 판단과 적시 대응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 다른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방일 준비과정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잡음이 많았던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단 대통령실은 이날 외교안보 라인 인적 개편 확대 관측에 거듭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김 실장 교체 검토 보도에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다른 고위관계자는 “취임 1년이 됐으니 여러 가능성이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누구도 확답을 내놓기가 어렵다”고 했다. 국빈 방미와 5월 G7 정상회의 등 중요한 외교 일정을 앞두고 내부 동요를 막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적으론 시기의 문제일 뿐 외교안보 라인 개편은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외교·안보 진용의 전면 개편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 인사 라인에서는 향후 개각에 대비한 밑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석 jks@donga.com ·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