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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울산 앞바다에 순항미사일” …軍 “기만전술”

北 “울산 앞바다에 순항미사일” …軍 “기만전술”

Posted November. 08, 2022 07:41   

Updated November. 08, 202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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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울산 앞바다에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2일 발사했다고 주장하자 우리 군 당국은 이를 일축했다. 일종의 기만전술로 본다는 것. 앞서 북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속초 앞바다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쐈고, 우리 군은 공대지미사일을 NLL 이북 동해상에 투하하며 맞대응했다. 그러자 북한이 한술 더 떠 남한 최남단까지 기습 핵 타격 능력을 실증했다며 허위 주장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 軍 “北 공개내용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다”

 북한 총참모부는 7일 노동신문을 통해 2일부터 5일까지 펼친 군사작전을 조목조목 언급했다. 그러면서 “모든 대응 군사작전들은 계획된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2일 함경북도 지역에서 590.5km 사거리로 울산 앞 80km 부근 공해상에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한 대목. 총참모부는 미사일 발사 사진과 탄착 지점의 위도, 경도 좌표까지 제시했다.

 우리 군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군 관계자는 “순항미사일 발사 지점을 특정하는 건 쉽지 않지만 남쪽으로 날아오면 그린파인레이더나 피스아이(공중조기경보통제기), 이지스함 등 정찰자산에 포착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찰위성 등 미 측 정보까지 종합하는 과정에선 항적이 파악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초저고도로 비행경로를 바꿔가며 요격망을 회피하는 순항미사일 특성상 우리 군이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3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종을 두고도 당시 우리 군의 판단과 이날 북한의 공개 보도 내용은 엇갈렸다. 앞서 신형 ICBM ‘화성-17형’이라고 했던 군 판단과 달리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은 화염 분사구(노즐)가 2개 달린 ‘화성-15형’이었다. 군 관계자는 “오늘 북한 공개 내용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한미는 북한이 발사한 ICBM이 비정상으로 비행한 것에 대해 (북한이) 보도하지 않은 점에 주목한다”고 했다. 북한이 정상발사에 실패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ICBM 기종을 거짓으로 밝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날 북한이 각종 전투기 500대를 총동원한 대규모 출동이 4일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 군은 과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군용기 항적이 180여 개만 포착됐기 때문이다.

○ 北, 전자기충격파(EMP) 탄두 시험 시사

 이날 북한은 2∼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지하침투전투부(지하관통탄), 산포탄전투부(분산탄) 등이 장착됐다고 주장했다. 핵 무력뿐만 아니라 재래식 도발 옵션까지 다양화하는 움직임을 노골화한 것. 목표물을 타격할 때 자탄(子彈)이 분산되는 산포탄전투부가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와 초대형방사포(KN-25)에 장착됐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3일)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 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자통신 장비의 내부 회로를 태워 복구 불능으로 만드는 전자기충격파(EMP) 탄두를 장착해 테스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