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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안팎 악재 폭발… 주식·부동산 거품 붕괴 대비할 때

나라 안팎 악재 폭발… 주식·부동산 거품 붕괴 대비할 때

Posted June. 14, 2022 08:05   

Updated June. 14, 202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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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오전 코스피는 3.5%, 코스닥은 4.7% 급락했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8.6%나 상승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 주 기준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해외 증시도 동시에 타격을 받았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말까지 계속 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경기침체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물가에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한 건 두 달 연속 8%대였던 소비자물가가 지난달엔 다소 진정됐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상승폭은 커졌고, 미국 휘발유 값은 갤런 당 5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고물가로 인한 미국인들의 소비심리 위축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미국 경제학자 49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내년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회복을 위해 금리인상을 늦춰온 유럽중앙은행(ECB)도 더 이상 물가상승을 버티지 못하고 다음달 금리인상을 공식화했다.

 미국발 긴축 충격, 고물가 외에도 한국 경제는 원유·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생산차질,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 하강 등 악재를 동시다발적으로 맞고 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도 대도시 봉쇄의 여파로 소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코로나19가 다시 퍼지면서 재봉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이탈도 빨라지고 있다. 다섯 달 연속 ‘셀 코리아’를 이어온 외국인은 어제 5000억 원 넘는 주식을 팔았다. 커지는 이자부담 때문에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5주 연속 하락했고, 거래건수는 1년 전의 3분의 1이다. 비트코인은 어제 2만6000달러 선이 붕괴됐다. 증시, 부동산, 가상화폐 등 자산시장이 한꺼번에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이젠 코로나19 이후 불어났던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나타날 자산시장 거품 붕괴에 대비해야할 때다. 한국의 자산시장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때보다 더 부풀려졌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럴 때 요행을 바라는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다. 정부도 이달 중 공개할 경제정책 방향에서 주식과 부동산 등 국내 자산시장이 큰 충격 없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현 상황에 대해 충분한 통제력을 갖고 있다는 믿음을 상실하면 시장이 과도한 패닉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