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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마리우폴 전체 인질삼아… 우크라軍 2500명 항전

러, 마리우폴 전체 인질삼아… 우크라軍 2500명 항전

Posted April. 19, 2022 07:54   

Updated April. 19, 202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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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 대해 시민 통제용 통행증을 발행해 외부 출입과 주민 이동을 금지하는 봉쇄 조치를 했다.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 전체를 인질로 잡아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키려는 것이다. ‘항복하면 살려 준다’는 러시아의 최후통첩에도 우크라이나군 2500여 명은 마리우폴에서 끝까지 항전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페트로 안드리우시첸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17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발행한 통행증이 없으면 시내 이동과 외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남아있는 남성들은 모두 검열된 후 (다른 거처로) 재배치되고 18일부터 마리우폴 출입도 중단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리우폴 시의회도 이날 “러시아군이 시민들의 휴대전화를 검열하고, 강제로 시민들을 러시아로 보내고 있다”며 “전쟁범죄를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 2500여 명은 마리우폴 내에 있는 아조우스탈, 일리치 등 제철소 2곳에서 러시아군과 전투를 벌였다. 주축인 특수부대 ‘아조우 연대’는 2014년 동부 돈바스에서 친러시아 반군이 전쟁을 일으키자 이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민병대다. 그해 6월 마리우폴을 탈환하는 데 공을 세워 우크라이나 정규군에 편입됐다. 당시 독일 나치즘을 신봉하는 극우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탈(脫)나치화’라는 침공 명분을 내세우는 빌미가 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극단주의 성향이 희석됐다고 영국 더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에 “17일 오후 1시까지 항복하라”고 최후통첩을 했으며 현재 기한이 지나 언제든 무차별 공격이 자행될 수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해군의 상징인 모스크바함이 14일 격침돼 자존심에 치명상을 입은 러시아는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우크라이나 미사일 3발에 모스크바함이 침몰돼 40여 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미 CBS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어떻게든 마리우폴을 완전히 파괴하기로 한 것 같다. 이는 ‘레드라인’이 될 수도 있다”며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CNN에 “휴전을 위해 돈바스 등 영토를 포기할 생각이 없으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