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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러 국제금융망 퇴출’ 카드 꺼냈다

美-유럽 ‘러 국제금융망 퇴출’ 카드 꺼냈다

Posted February. 28, 2022 08:08   

Updated February. 28, 202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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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나흘째인 2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함락을 위한 대규모 공습과 시가전을 재개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키예프에 무차별적인 포격을 가하며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하자 국경 집결 병력의 절반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했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동북부 하리코프에도 러시아군이 진입했다. 러시아군은 키예프 인근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곳곳의 유류·가스관 등 주요 인프라 파괴에 나섰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군이 결사적으로 저항하면서 러시아의 속전속결 진격전 속도가 둔화됐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제재에 이어 최후의 제재 카드로 꼽히던 러시아은행의 국제금융결제망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부 국가인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 움직임을 보이면서 냉전 종식 33년 만에 미-서방과 러시아가 사실상 2차 냉전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키예프 시내 곳곳에서 시가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27일 오전 키예프 남쪽 약 29km 떨어진 도시 바실키프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유류 저장고가 폭발했다. 바실키프는 공군기지와 유류 저장고가 있는 키예프 방어의 핵심 도시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리코프에서도 폭격으로 가스관이 파괴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26일 “우크라이나가 외교 협상을 거부함에 따라 전 부대가 모든 방면에서 공격하라는 (푸틴 대통령의) 명령이 하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하며 외교 협상을 제안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무기를 내려놓지 않고 조국을 지킬 것”이라며 항복을 거부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기세가 꺾였다”며 “푸틴 대통령이 확신하는 빠른 승리를 더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정상은 26일 “러시아를 국제금융(체계)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선별된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국제거래가 원천 차단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 접근도 제한된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등 핵위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를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