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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세르크세스의 리더십

Posted November. 09, 2021 07:11   

Updated November. 09, 202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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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시아 제국의 건설자는 키루스 2세이다. 전성기를 이끌었던 왕은 다리우스 1세이다. 그리스를 침공해 살라미스 해전에서 패했던 크세르크세스 1세는 다리우스의 아들이자 키루스의 외손자이다. 페르시아 제국사에서는 가장 위대하고 완벽한 황금 혈통이었다.

 크세르크세스의 그리스 침공을 다룬 영화 ‘300’에서 크세르크세스를 컬트적인 기괴한 모습으로 꾸미는 바람에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복장도 그렇지 않았고, 용모도 혈통에 걸맞게 키도 크고 잘생긴 군주였다. 그러면 매너는 어땠을까? 그는 훌륭한 매너를 지닌 군주였다.

 신하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제시할 때도, 신하의 간언이나 충고를 거절할 때도 화를 내거나 상대를 모욕하지 않았다. 훌륭한 의견이라고 경의를 표하고, 신하들에게 비록 지금 내가 그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그가 우리의 훌륭한 친구이고 진심으로 좋은 의견을 제시했음을 기억하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리더십에서 이런 배려는 정말로 중요하다. 권력자 앞에 있는 사람들은 권력자가 누구의 의견, 어떤 의견을 좋아하는지 눈여겨본다. 조금 지나면 모두가 군주의 취향에 맞춰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제안을 거절당했던 신하를 ‘왕따’시키고, 구박하고, 심하면 ‘저 자는 왕의 눈 밖에 났다’고 지레짐작하고, 타깃으로 삼아 모략을 꾸민다.

 이렇게 해서 위대했던 제왕은 아첨꾼들, 바보들에게 둘러싸인 초라한 군주가 되어 간다. 크세르크세스는 적어도 이런 부분에서는 괜찮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이런 훌륭한 매너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리스 침공 때 항상 잘못된 전략을 택했다.

 훌륭한 매너도 중요하지만 결국 전쟁의 승부를 가르는 것은 지도자의 올바른 결정이다. 매너도 열린 언론도 올바른 결정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이기에 미덕인 것이다. 많은 리더들이 이 부분을 착각한다. 용모와 매너 모두 완벽했던 크세르크세스는 신하들에게 쫓겨나 살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