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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슬픈 기도

Posted October. 06, 2021 07:20   

Updated October. 06, 202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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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 두 명이 총을 들고 난동을 벌이고 있었다. 수 클리볼드는 그중 하나가 아들이라는 말을 듣고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다른 학생들을 더 해치기 전에, 그리고 경찰의 총탄에 맞아 죽기 전 스스로 죽게 해달라는 기도였다. 실제로 아들은 그렇게 죽었다. 1999년 4월 미국 콜로라도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총격 사건으로 13명이 죽고 24명이 부상을 당했다.

 세상이 얘기하는 것과 다르게 그녀의 아들은 괴물이 아니었다. 끔찍한 짓을 저질렀지만 괴물도 악마도 아니었다.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부모는 자식이 잘되라고 매일 기도하고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라고 가르친 선하고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그런 아들이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는가. 원인은 뇌질환에 있었다. 자신의 생각을 통제하지 못하게 하는 뇌질환,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무섭고 위험한 우울증과 자살 충동. “슬프고 무서운 진실은 우리 혹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언제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 없다는 것.”

 수 클리볼드는 죽은 사람들 대신 자신의 목숨을 내어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으랴 싶었다. 그녀의 책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는 자신의 아들 때문에 망가진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에 대한 죄책감과 속죄의 기록이다. 또한 그것은 아들에 대한 사랑의 기록이다.

 아무리 끔찍한 짓을 저질렀어도 아들은 여전히 아들이었다. 그녀는 아들이 스스로 죽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것이 두고두고 후회스러웠다. 또한 어머니로서 “자식의 머릿속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던 것에 대해서,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용서 빌고 싶었다.

 그녀가 자살 예방 운동에 거의 강박적으로 매달리게 된 것은 그래서다.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든 도와 살리고 싶었다. 크게 보면 모두 내 자식이니까. 문학평론가·전북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