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양대 영화상 골든글로브 들어올린 ‘미나리’

美양대 영화상 골든글로브 들어올린 ‘미나리’

Posted March. 02, 2021 07:15   

Updated March. 02, 2021 07:15

中文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의 ‘미나리’가 28일 미국 양대 영화상인 골든글로브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한국어 영화가 2년 연속으로 미국의 주요 영화상을 받은 것이다. 세계 대중문화 중심지에서 한국어의 콘텐츠 파워를 과시한 쾌거다.

  ‘미나리’는 미국 이민 2세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아칸소의 시골마을에 정착한 한인 이민 가족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이후 골든글로브 이전까지 전 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74관왕에 올랐다. 특히 외할머니 순자 역의 배우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26개나 들어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절반 이상이 한국어로 제작된 영화가 ‘자막 달린(비영어권) 영화’에 유독 배타적인 할리우드에서 인정을 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정 감독도 처음에는 투자를 받기 어려울까봐 100% 영어로 제작하려다가 한국인 이민자의 정체성 혼란을 담아내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집에서는 한국어를, 집 밖에선 영어를 사용하면서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해내며 주류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미나리는 스스로의 언어를 배워나가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그 언어는 우리 가슴 속의 언어다”라고 했다. ‘미나리’가 주요 대사 영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가 되지 못해 인종차별 논란이 빚어진데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었다. 다음달 25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언어 관련 규정이 없어 작품상과 여우조연상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기생충’도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세를 몰아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최고상인 작품상을 포함해 4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제 한국어는 세계 대중문화계에서 낯선 언어가 아니다. 보이그룹 BTS가 한국어 노래로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올랐고, 언어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넷플릭스 등 콘텐츠 유통 플랫폼에서는 영화 ‘승리호’를 비롯해 많은 한국어 영화와 드라마가 선전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인들에 감동을 주는 새롭고 창의적인 한국어 문화 콘텐츠가 낭보를 전해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