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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73m 원더골 EPL 역대 최고골 선정

Posted April. 29, 2020 07:26   

Updated April. 29, 2020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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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의 발자취가 한국을 넘어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도 역사가 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사인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8일 “EPL 역사상 최고의 골을 뽑는 팬 투표에서 손흥민이 지난해 12월 번리와의 경기에서 터뜨린 골이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투표 방식은 1992년 EPL 출범 후 28년 동안 선수들이 터뜨린 50개의 원더골을 놓고 전 세계 팬들이 온라인 투표로 최고를 선정하는 것이었다. 3주간 진행된 예선에서 최종 후보(16골)에 포함된 손흥민의 골은 투표 마감 결과 26%의 득표율(총 투표수 1만4595표)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웨인 루니가 2011년 맨체스터시티와의 라이벌전에서 터뜨린 오버헤드킥 골(2위·13%)을 두 배 가까운 차이로 따돌렸다. 스카이스포츠는 “지난해 손흥민이 터뜨린 골은 왕관을 차지하기에 충분한, 인상적인 골이었다”고 평가했다.

 번리전(5-0 토트넘 승) 당시 손흥민은 토트넘 진영 페널티 박스 인근에서 공을 잡은 뒤 73.152m를 질주하면서 상대 선수 8명을 제치고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EPL 진출 후 최장거리 단독 드리블 골이었다. 이 골은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터뜨린 60m 질주 골 등과 비교되며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EPL이 중단돼 ‘다시보기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의 골은 지금 국내 팬들 사이에서 ‘사이다처럼 시원한 골’로 꼽히고 있다. “내게는 모든 골이 소중한 경험이고, 업적이다”는 손흥민의 겸손한 득점 소감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손흥민의 이 골은 앞서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이 꼽은 이번 시즌 최고의 골과 런던 연고 클럽을 대상으로 하는 ‘런던 풋볼 어워즈’가 선정한 올해의 골 등에 선정됐다. 수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손흥민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연말 시상식에서 가장 멋진 골을 터뜨린 선수에게 주어지는 ‘푸스카스상’까지 거머쥘지에 관심이 쏠린다. 푸스카스상은 팬 투표로 최종 후보 3인이 가려진 뒤 레전드 선수로 구성된 패널이 승자를 결정한다.

 루니의 전매특허인 오버헤드킥 골도 골대를 등진 채 마치 서커스를 하듯 1.93m 높이의 공을 시속 148km로 차 넣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나 손흥민의 폭풍 질주에는 역부족이었다. 루이스 수아레스(FC 바르셀로나)가 리버풀에서 뛰던 2012년 11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터뜨린 골이 3위(8%)에 올랐다. 수아레스는 동료의 패스를 어깨로 받은 뒤 골키퍼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한편 20일부터 제주 해병 제9여단에서 3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손흥민이 영국으로 돌아갔을 때 곧바로 토트넘 훈련에 합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28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정부가 해외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2주 자가 격리를 의무화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경우 손흥민은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된 EPL은 6월 8일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토트넘은 28일부터 1군 선수들에게 훈련장에서 개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 달 8일 퇴소할 예정인 손흥민이 영국으로 돌아가 자가 격리하게 되면 팀 전술 훈련 초반을 건너뛸 것으로 보인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