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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늉만 안전강화가 빚은 홍천 어린이집 통학차 사고

시늉만 안전강화가 빚은 홍천 어린이집 통학차 사고

Posted August. 12, 2019 07:33   

Updated August. 12, 201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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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전 강원 홍천의 한 어린이집 주차장에서 등원하던 5살 여자 어린이가 후진하던 어린이집 승합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통학버스 운전사는 체험학습을 나가는 원생 8명과 인솔교사 2명을 태우고 후진 중이었는데, 부모 차량에서 내려 어린이집으로 들어가던 피해 어린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를 냈다. 충북 청주에서 2013년 3월 김세림 양(사고 당시 3세)이 통학버스에 치여 숨진 일을 계기로 어린이집 통학차량의 안전의무를 대폭 강화한 ‘세림이법’이 만들어졌지만 또 다시 어린 생명이 희생된 것이다.

 이번에 사고를 낸 통학차량은 후방 감지센서만 달려있을 뿐, 운전자가 차량 뒤쪽 상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후방카메라는 장착돼있지 않았다. 어린이집 통학차량은 후방카메라를 의무적으로 달도록 2014년부터 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사고 차량은 법이 바뀌기 이전인 2011년 어린이집 차량으로 등록됐다는 이유로 후방카메라를 달지 않았다고 한다.

 통학 안전을 도모하려는 법 개정 취지를 감안할 때, 이미 등록된 차량에 대해서도 후방카메라를 장착하도록 했어야 옳다. 아무리 안전대책을 강화해해도 시행과정에서 안이하고 경직된 자세를 버리지 않으면 구멍이 숭숭 뚫릴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교통당국과 교육기관 종사자 모두가 부모의 심정으로 어린이들의 안전을 챙겨야만 어처구니없이 어린 목숨을 잃는 비극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