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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캐디서 백악관 참모로...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골프장 캐디서 백악관 참모로...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Posted June. 01, 2019 10:28   

Updated June. 01, 20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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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사람이 바로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43·사진)이다. 소셜미디어 국장은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신설된 직책이다. 최고 권력자의 말은 곧 힘이다. 그래서인지 대통령의 메시지 창구인 그는 단순히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계정만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미 정부 정책 결정에 깊숙하게 관여하는 ‘실세 중 실세’로 꼽힌다.

○ 캐디에서 백악관 핵심 참모로

 스커비노 국장은 1976년 미 뉴욕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16세인 1992년 골프장 캐디로 아르바이트를 하다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플래츠버그 뉴욕주립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코카콜라 등에서 일하다 2004년부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관리자로 일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의 소셜미디어 전략을 담당했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신설 직책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커비노 국장에게 이란 제재, 중동 파병, 이민 등 핵심 정책을 자문할 정도로 그를 신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을 발표하자 백악관을 찾은 몇몇 의원들이 대통령에게 “국가 안보에 심각한 공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스커비노 국장을 들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그의 진가가 발휘됐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등장한 철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보여주며 반대하는 의원들을 대통령 대신 제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스커비노 국장이 ‘지정학적 전략’이 아닌 ‘트위터 반응’을 통해 국가 정책을 결정하게 만든 순간”이라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사석에서 “자주 스커비노의 의견을 물어본다. 그는 상식도 풍부하고 감도 좋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절대적 신임을 바탕으로 그는 하루 6번 이상 대통령 집무실을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참모들이 대통령의 기분을 파악하기 위해 스커비노 국장에게 문의하는 일도 잦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2년 5개월이 흐른 지금도 백악관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원년 멤버’다. 연봉도 17만9000달러(약 2억1300만 원)로 백악관 직원 약 120명 중 최고 수준이다.

○ ‘왕좌의 게임’ 트윗도 스커비노 작품

 그는 대통령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동행해 대통령 계정으로 트윗을 날린다.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전달할 때도 있고, 본인이 여러 문구를 작성한 후 대통령에게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 제시할 때도 있다. 화제를 낳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중 상당수가 스커비노 국장의 작품이라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대표적 예가 최근 종영된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대사를 차용한 패러디 트윗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이란 제재를 앞두고 ‘제재가 오고 있다(Sanctions are Coming)’, 올해 4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2016년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 수사 결과 보고서 공개 직후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다. 게임은 끝났다(No collusion. No obstruction. Game Over)’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 외 대통령의 일정에 관한 트윗도 대부분 그가 작성한다고 NYT는 전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통령과 지지자를 잘 연결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시리아 철군’ 일화에서 보듯 대통령이 좋아할 정보만 제공하며 최고 권력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논란에도 그가 내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캠프의 핵심 인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폴리티코는 진단했다. 무엇보다 다른 참모와 달리 치열한 백악관 내 권력 다툼에 휘말리지 않고 언론과도 거리를 두는 은둔자형 행보가 대통령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