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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없는 北시설 해체...비핵화 궤도 진입 없이 종전선언 없다

검증 없는 北시설 해체...비핵화 궤도 진입 없이 종전선언 없다

Posted July. 26, 2018 07:37   

Updated July. 26, 201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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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해체 움직임을 환영한다며 “한국전쟁 참전 전사자 유해 송환 과정도 꽤 빨리 시작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했던 약속에 완전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해체 현장에 감독관을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검증 없는 시설 해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대북제재 유지 등 압박 캠페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은 평안남도 평성 미사일 조립시설의 구조물도 해체한 것으로 관측됐다고 미국의소리(VOA)는 전했으나 미사일 시설 해체를 비핵화 과정의 돌입으로 볼 수는 없다. 북한이 여전히 핵·미사일 개발과 생산을 계속하는 만큼 지금은 비핵화 시작의 전제인 핵동결 단계에도 못 미친 상태다. 더욱이 철저한 검증 아래 이뤄져야 할 조치가 언론이나 전문가의 참관도 없이 이뤄지는 것은 향후 사찰에 앞선 증거 은닉과 다를 바 없다. 김정은이 6·12 북-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내용의 첫 번째 이행일 뿐이다.

 북한은 이런 상징적인 조치로 미국에 6·25 종전선언을 압박하겠다는 속셈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비핵화는 시작도 안한 상태에서 마치 선심이라도 쓰듯 찔끔찔끔 내놓는 조치에 대한 대가로 종전선언 합의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오산일 것이다. 적어도 폐기할 핵무기·시설 리스트와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로드맵이 만들어져야 비핵화 과정은 궤도에 오를 수 있고, 이런 초기조치에 맞물려 종전선언 성사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물론 북-미가 물밑에선 비핵화와 안전보장을 주고받는 거래에서 상당한 진전을 봤을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어제 “가급적 조기에 종전선언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조기 성사를 기대했다. 하지만 종전선언은 북한 비핵화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는 한편 향후 비핵화 탈선의 빌미로도 이용될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도 섣부른 종전선언은 국내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어 매우 신중한 자세다. 우리 정부가 괜스레 조바심 낼 일은 전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