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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아우디 동맹 “수소차 시장 우리가 주도”

현대차-아우디 동맹 “수소차 시장 우리가 주도”

Posted June. 21, 2018 07:55   

Updated June. 21, 201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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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자동차와 아우디가 수소전기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하며 시장을 개척한 현대차그룹과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폴크스바겐그룹이 동맹을 맺은 만큼 수소차 판매 확대와 기술 개발 고도화가 순환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도요타-BMW, 혼다-GM 등 글로벌 동맹과 경쟁도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아우디는 각각 현대차그룹과 폴크스바겐그룹을 대표해 수소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기아차는 “아우디와 수소차 분야에서 압도적 기술 경쟁 우위를 창출하고 전방위적으로 글로벌 저변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우디는 폴크스바겐그룹 내에서 수소차 관련 연구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맺은 수소차 관련 협약은 아우디뿐만 아니라 폴크스바겐그룹에 속한 모든 브랜드에 적용된다. 현대차와 개발을 주도한 수소차 핵심 부품이 폴크스바겐, 포르셰 수소차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스카니아와 만(MAN) 등 폴크스바겐그룹에 속한 상용차 브랜드가 생산하는 트럭과 버스에도 현대차의 수소차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 현대차는 수소차 승용 모델뿐만 아니라 수소 버스도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아우디와의 협력은 수소차 시장의 활성화는 물론 수소 연관 산업 발전을 통한 혁신적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수소차에 투자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일관되게 자신감을 보여 왔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는 “전기차는 단거리, 수소차는 장거리 차량에 잘 맞아 두 개의 기술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자동차는 더 많은 전기에너지가 필요한데 수소차가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페터 메르텐스 아우디 기술 개발 총괄은 “수소차는 잠재력이 큰 미래 기술”이라며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은 수소차 분야 기술 혁신을 위한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양사 간 협업은 수소차 판로 확대가 필요한 현대차그룹과 수소차 양산을 서두르고 있는 아우디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아우디는 201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수소차 콘셉트카 ‘h-Tron 콰트로’를 선보였지만 아직 양산은 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투싼 수소차를 내놓으며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하고 올해 2세대 수소차 넥쏘도 선보였지만 실제 판매에는 애를 먹고 있다. 현대차가 실제 판매에 주춤한 사이 도요타와 혼다는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수소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 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차 육성을 위한 국내 인프라가 부족하고 정부 지원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현대차가 폴크스바겐그룹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에 수소차 핵심 부품 모듈을 공급해온 현대모비스도 이번 동맹을 계기로 수익을 확대하고 부품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과 폴크스바겐그룹이 동맹을 맺음으로써 수소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글로벌 동맹 간 경쟁 구도도 확실해졌다. 도요타와 BMW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차 플랫폼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혼다와 GM 역시 2020년부터 미국 GM 공장에서 수소차 연료전지 시스템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르노·닛산 연합은 포드와 다임러그룹과 수소차 개발을 협업하고 있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