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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좌파벨트 몰락의 교휸

Posted December. 09, 201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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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총선에서 16년 만에 좌파 집권 여당이 완패했다. 6일 치른 선거에서 우익 성향의 야권 연대인 민주연합회의는 전체 167석 중 3분의 2가 넘는 113석을 차지했다.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유가 폭락으로 파탄지경에 이르면서 좌파 참패를 불렀다. 지난달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12년 만에 우파 정권이 탄생한 데 이어 브라질에서는 좌파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직면하는 등 남미의 핑크 타이드(pink tide좌파 물결)은 끝났다는 소리가 나온다.

남미 좌파의 몰락을 부채질한 것은 좌파 포퓰리즘과 경제 침체, 무능한 집권층의 부패다.

남미에서 유일하게 석유수출국기구 회원인 베네수엘라는 19992013년 우고 차베스 대통령 집권 중 10배 이상 폭등했던 고유가 시절의 좌파 포퓰리즘 복지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다 직격탄을 맞았다. 무상복지와 반()시장정책을 펼친 결과 국내 제조업은 거의 망해버렸고 국민은 만성적인 생필품 부족, 연 200%에 이르는 인플레이션으로 고통 받고 있다. 차베스의 그늘아래 당선된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한지 2년 만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50년대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페론 포퓰리즘이 70년간 지배한 아르헨티나에서 변화를 선택한 것도 과도한 복지의 끝이 경제파탄이란 것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재정적자와 고실업, 30%의 물가상승률에 내년 0.7%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파 대선 후보인 기업가 출신 마크 리는 경제활성화를 최우선과제로 내세워 당선됐다.

남미 포퓰리즘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1%의 정치권력이 대중의 표를 얻기 위해 인기에만 영합하는 정책을 쏟아내면서 엄청난 후유증을 남겼다. 좌파 벨트의 몰락은 좌파 정부의 무능력과 부패에 신물 난 국민의 심판을 의미한다. 몇 년 째 나라 살림은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뒷감당도 못할 복지정책을 남발하는 우리나라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