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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 고로 존재한다'...위대한 작가들의 문학 인생

'쓴다, 고로 존재한다'...위대한 작가들의 문학 인생

Posted October. 31, 201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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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 헤르타 뮐러, 살만 루시디, 응구기 와 시옹오, 무라카미 하루키, 귄터 그라스, 도리스 레싱. 문학의 별과 같은 이들의 목소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이들의 문학 이야기를 듣고 적은 사람은 세계적인 문예지인 영국 그랜타의 편집장 존 프리먼이다.

소설의 진짜 기술적인 부분은 심층 구조예요. 그래야 독자들이 사건들을 적당한 때에, 또는 독서를 내밀한 경험으로 만드는 시간 틀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거죠. 1993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이 내보이는 글쓰기의 비밀이다. 모리슨은 먼저 손으로 쓴 다음 컴퓨터로 옮기고, 그 다음 끝없이 퇴고하는 과정을 거친다. 프리먼은 그의 글쓰기 작업은 출판사 편집자였던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다. 편집의 가치를 알기에 계속해서 다듬고 고친다는 것이다.

케냐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의 삶은 드라마틱하다. 독재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쓴 그는 투옥됐고 화장실 휴지조각에 소설을 썼다. 자신이 보는 앞에서 아내가 성폭행당하는 일도 겪어야 했다. 독재의 진짜 끔찍함은 목소리를 빼앗아간다는 거예요. 프리먼은 이렇게 작가들의 육성을 들려주고 삶을 정리하면서 문학성의 근원을 찾아낸다.

프리먼이 소개하는 작가들의 사생활도 흥미롭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에 있든 아니든 매일 아침 일어나 몇 시간 동안 글을 쓰고 달리기를 한 뒤 오후에는 문학작품을 번역한다. 무척 반복적인 생활을 하면 상상력이 정말 잘 작동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연을 쫓는 아이를 쓴 아프가니스탄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는 이민 2세대의 고민을 겪고 있다. 그의 두 아이는 미국으로 이민 와 학교에 다니면서 모국어로 말하는 것을 꺼리게 됐다. 그는 아이들이 자신에게서 멀어진다고 프리먼에게 한탄한다.

프리먼 자신이 고백하듯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은 그들이 정신적인 존재가 아니라 실제로 살과 피를 가진 살아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한숨 쉬고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하며 눈물도 흘린다. 그런 그들을 작가로 부르게 하는 것은 쓸 수 있다가 아니라 써야만 한다는 그들 자신의 믿음이다. 그들은 세계에 대해 말하고자 하고, 이때 오직 이야기로만 말해질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다. 그들이 써야만 했던 이야기들로 인해 독자들의 정신은 풍요롭다.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