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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할말 하라는 오바마에 박 대통령 답변 준비 됐나

중국에 할말 하라는 오바마에 박 대통령 답변 준비 됐나

Posted October. 19, 20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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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대()중국 외교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요청한 것은 우리는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며 만약 중국이 그런 면에서 실패한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의 외교적 스탠스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국제규범과 국제법 문제란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인공섬 매립과 군사시설 건설에 나선 것을 말한다. 미국은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국제법상 허용된 항행의 자유를 행사하겠다고 경고했고, 이에 중국은 미 군함이 남사군도의 12해리 이내를 침범할 경우 반격하겠다는 밝혀 미중이 실제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법을 무시하고 원하는 대로 한다면 한국에도 도움 되지 않는다며 이 같은 현안에 대해 미국을 지지해달라고 한국에 주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통해 한국이 중국에 쏠리고 있다는 미 조야의 우려를 불식하고 한미동맹의 튼실함을 재천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북한 문제에 대해 한미 정상이 공동성명을 사상 처음 내는 성과도 거뒀지만 미국이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 제공을 끝내 거부하는 동맹의 한계도 드러났다. 미 주도의 환태평양경제협력동반자(TPP) 협상에 한국이 늦게나마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미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한국이 일본처럼 중국을 견제하는 데 주저 없이 동참하는 확실한 가치 동맹인지, 중국을 의식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인지를 따지고 있다. 정부는 한미동맹의 현주소가 사상 최고라고 자화자찬하지만 중국을 보는 한미의 시각과 전략적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현실에서 양국의 러브 콜만 자랑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미-중의 갈등과 패권 다툼은 사이버 안보, 인권, 환율 조작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전선이 형성돼 있어 선택을 요구받는 한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친중 행보는 현실적으로 국익 차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그것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박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국정윤병세 외교부장관, 한민구 국방장관, 김관진 대통령 안보실장, 주철기 대통령 외교안보수석 등이 보좌를 제대로 못한 책임도 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이쯤에서 집권 후 취해 온 외교안보 정책을 집권 후반기에도 그대로 지속할 것인지 중간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정책의 수정 보완이나 인적 개편이 필요하다면 실기()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