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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를 위한 주파수 정책인가

Posted July. 20, 201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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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조만간 주파수심의위원회를 열고 700MHz 대역의 분배를 결정할 계획이다. 698806MHz에 이르는 이 주파수는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화되면서 국가로 귀속된 주파수다. 정부는 이를 지상파 방송에 30, 통신에 40, 재난망 20, 보호대역 18MHz폭씩 배분할 예정이다. 이 주파수를 방송에 할애하는 것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정책으로 주파수의 대재앙이 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통신은 21세기 국가 인프라다. 국가 재난망은 물론이고 모바일 통신의 급증으로 주파수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자 미국 일본 유럽의 71개국은 700800MHz대 전부를 통신에 할애했다. 미국은 이미 경매로 191억 달러(약 22조 원)를 받고 통신사에 팔았으며 이것도 모자라 현재 방송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600MHz대까지 통신용으로 바꿀 예정이다. 방송사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남으니 통신용으로 더 내놓으라는 것이다.

KBS MBC SBS는 700MHz대를 초고화질(UHD) TV에 사용하겠다면서 이런 방향이 공익에 더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상파가 직접 쏘는 전파로 TV를 보는 가구는 전국에서 6%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 케이블이나 위성, 인터넷TV(IPTV)로 보기 때문에 6%를 위해 지상파가 직접 주파수를 갖는 것은 전파 낭비다. 아날로그가 디지털TV로 전환하는 데 10년이 걸렸듯 UHD로 전환하는 데는 앞으로 20년 이상 걸린다. 방송카메라와 장비 산업이 발달해 UHD 전환을 가장 서두르는 일본도 UHD를 케이블과 위성을 통해 송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주파수 전문가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실무자들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1년여 연구한 끝에 통신에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보고서를 냈다. 그럼에도 지상파의 압력을 받은 여야 국회의원들이 개입해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 주파수를 공짜로 지상파에 넘기려 하고 있다. 5개 채널에 무리하게 나눠주느라 보호대역이 너무 줄어 재난 시 통신간섭 사태마저 우려된다. SBS 출신의 정부 고위 관계자가 국익이 아닌 SBS의 이익을 위해 앞장섰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신 연 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