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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장문재인이 패인 모르면 새정연 희망 없다

패장문재인이 패인 모르면 새정연 희망 없다

Posted May. 01, 201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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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재보선은 흔히 여당의 무덤으로 일컬어진다. 야당에 절대 유리한 선거라는 의미다. 정권에 대한 견제 심리 때문일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6차례 22곳에서 치러진 재보선에서 여당이 한 곳도 이기지 못했다. 김대중, 이명박 정부 때도 어느 정도 적중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딴판이다. 4차례 재보선 모두 여당이 이겼고, 그것도 24곳 중 18곳에서 승리했다. 야당은 번번이 정권 심판을 외쳤지만 표심이 매번 야당 심판으로 나타나면서 재보선은 야당의 무덤이 됐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어제 429 재보선 전패()에 대한 소회를 쏟아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의 경제실패, 인사실패, 부정부패에 분노한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참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얼굴을 못들 정도로 참담한 패배를 당하고서도 패인을 제대로 모르는 모양이다. 지금 국민은 현 정권의 무능과 부패에 실망하고 있지만 문재인이 이끄는 야당을 대안세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확인됐다. 그런데도 그는 730 재보선에서 11대 4로 졌다고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동반 퇴진한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당당한 모습이다.

국민이 야당에 절실히 바라는 것은 유능한 투쟁 정당이 아니라 유능한 대안 정당이다. 국민은 취업 걱정, 결혼 걱정, 애 키울 걱정, 전세 걱정, 노후 걱정으로 애를 태운다. 문 대표가 진짜 민심을 헤아린다면 이런 걱정거리들을 해소할 구체적 해법을 제시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성완종 리스트가 터지자 초기의 경제정당론을 버리고 상투적 구호인 정권 심판론으로 회귀해 계속 목소리를 높였다. 못 말리는 민심 오독()이다.

국민은 새정치연합이 과연 수권정당의 능력이 있는지, 장차 국정을 맡겨도 괜찮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해 민생과 직결된 경제 살리기와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각종 개혁 과제들의 해결에 협조하기는커녕 발목을 잡고 있지 않은가. 공무원의 결속된 표를 의식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국민의 뜻과 다른 방향으로 끌고가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천과정에서도 문 대표는 통합의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했다.

문 대표는 국민의 눈이 아니라 당내 기득권 세력인 친노의 눈으로 당과 세상을 재단하고 있는 것 같다. 패장()이 겸허한 마음으로 민심의 현주소를 바로 읽어야 새정연에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