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행배 안뜨자 뿔난 출소자 침몰중 허위신고

군산 인근에서 배가 표류 중인데 물이 차 침몰하고 있어요.

지난달 18일, 해양긴급신고 번호인 122로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바다엔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어선 출항이 통제된 상황이었다. 해양경찰은 부리나케 경비정 2척과 27명을 동원해 추적에 나섰다. 그러나 골든타임을 놓칠까 초조해하는 해경과 달리 신고자는 말이 달라졌다. 배가 침몰하고 있다던 신고자는 다시 전화를 걸어 아무 일 없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해경이 위치를 말해 달라. 안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하자 아무 일 없는데 왜 자꾸 물어보느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 이날 해경이 쓴 유류비만 200만 원.

이후 해경은 신고자 김모 씨(40)가 육지에서 전화를 건 사실을 확인했다. 충남 서천에서 전북 군산으로 택시로 이동하던 김 씨가 해경에 전화를 한 것. 과거 다른 죄로 교도소에 있다 사건 전날 출소한 김 씨는 기상 악화로 고향으로 가는 배가 뜨지 못하자 이에 대한 분풀이로 허위신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해양경비안전서는 허위 신고를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김 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이와 별도로 김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도 낼 방침이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