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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 우려 드러낸 최경환 경제정책 바꾸나

디플레이션 우려 드러낸 최경환 경제정책 바꾸나

Posted March. 05, 20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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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는 어제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며 내수 부양과 노동시장 개혁을 강조했다. 그제까지만 해도 기재부 관계자가 아직 디플레이션으로 보기 어렵다고 일축한 데 비하면 큰 인식 변화인 셈이다.

작년 7월 최 부총리가 취임해 저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실세 부총리에 대한 기대는 컸다. 실제로 46조 원이 넘는 막대한 재정을 동원해 내수경기를 부양하려 했으나 초이노믹스는 가계소득 증가에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디플레를 우려하는 상황까지 왔다. 그런데도 최 부총리는 지난달 한 토론회에서 정치인이면 총선을 해야 한다며 내년 출마 의사까지 밝혔으니 떠날 사람의 말이 시장에서 먹혀들지 우려스럽다.

디플레는 일단 발생하면 어떤 정책수단을 써도 약발이 잘 듣지 않기 때문에 디플레가 현실화하기 전에 모든 재정 및 통화 정책 수단을 강구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경제계 일각에선 얼어붙은 투자와 소비 심리를 녹일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최 부총리는 어제 최저임금 상향 조정 등 근로자 임금 향상을 통한 내수 부양책을 제시했다. 정부의 정책 수단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기업 측에 임금 인상을 독려한 것이다. 3, 4월에 노동 구조 개혁과 관련한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져 6월 국회에서 결판이 나야 한다고도 했지만 노사정위원회에서 대타협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식이어선 한시가 급한 나라 경제를 살릴 수 없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나라면 매일 노동계와 대화해 현 경제상황을 설명하면서 그들을 설득하겠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그런 결기와 행동을 보인 적이 있는가.

명색이 경제 수장이면서 국회가 결판을 내주기만을 바라는 것도 답답한 일이다. 국회에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법, 관광진흥법 등의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최 부총리는 여당 원내대표 출신이다. 이완구 총리 역시 여당 원내대표 출신이다. 여당 원내대표 출신이 총리와 경제부총리를 맡고 있는데도 국회를 움직이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다. 말로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을 만나 설득해서라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가겠다던 실세답게 획기적 대책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