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쿠바의 포옹...북만 외톨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정오(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미국은 대()쿠바 관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역사적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며 53년간 지속된 쿠바 적대정책의 종식을 선언했다. 이 선언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같은 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도 피델 카스트로에게서 권좌를 넘겨받은 동생 라울 카스트로가 쿠바 관영TV에 등장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로 양국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다고 쿠바 인민들에게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예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1961년 쿠바 공산화와 함께 단절된 두 나라의 외교 관계 회복을 선언하면서 공산권 국가에서 미국과 관계가 단절된 나라는 북한만 남게 됐다. 특히 1인 독재체제를 유지하며 미국과 싸워온 사회주의 우방 쿠바가 미국과 손을 잡은 것에 북한이 느끼는 상실감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임기 2년을 남기고 외교정책에서 업적을 남기려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과 쿠바에 이어 북한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쿠바 봉쇄 정책이 카스트로 정부가 국민을 옭죄는 명분을 제공했을 뿐이라고 말한 것은 대북 제재 실효성 논란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대목이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조숭호주성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