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유럽 중앙은행의 돈 풀기 정책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년 2개월 내 최고치로 올라섰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9원 오른 달러당 109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5일(1098.4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현지 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향후 추가 부양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금융시장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벗어나기 위한 ECB의 양적완화(QE) 조치가 임박한 것으로 풀이했다.
일본도 지난달 말 기습적인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하면서 엔화 약세를 촉발시켰다. 유럽 일본의 움직임은 미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를 유발해 원-달러 환율의 급등을 초래했다.
최근 환율에 대한 한국 외환당국의 반응도 원화 가치 하락에 일조했다. 전날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원화와 엔화가 동조화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데 이어 7일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엔화 약세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도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글로벌 환율 전쟁에 사실상 참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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