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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인천 방문 답례가 NLL 침범과 발포인가

북, 인천 방문 답례가 NLL 침범과 발포인가

Posted October. 08, 2014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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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비정 1척이 어제 오전 연평도 부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약 900m 침범해 2009년 11월 대청해전 이후 5년 만에 남북 해군 간 교전이 벌어졌다. 북 경비정이 경고통신과 경고사격을 한 우리 유도탄고속함을 향해 수십 발의 기관포를 쐈고 우리 군도 90여발의 대응사격을 했다. 양측에 피해가 없었다지만 모처럼 조성된 남북대화 무드에 찬물을 끼얹은 심각한 도발이다.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북 실세 3명이 4일 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 참석 차 인천을 다녀간 지 불과 나흘 만에 벌어진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는 북에 엄중히 따지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북의 2인자로 꼽히는 황 총정치국장은 정홍원 국무총리를 만났을 때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를 내자고 말했다. 북 군부도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해석됐지만 이번 도발은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공교롭게도 그가 인천을 찾은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이 있었던 김정일과의 104 공동선언 7주년 날이었다. 그 동안 NLL 무력화를 끊임없이 기도해 온 북이 2차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해 놓고 대화 국면에서 우리 군과 정부의 대응을 떠 보았을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는 국회 국감 업무보고 자료에서 북한은 2015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하고 전체 병종별 실전적 전술훈련과 전력증강을 통해 전면전 준비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사를 표명한 뒤 연초에 지휘관 회의를 열어 통일대전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도록 지시했다는 설이 뜬소문은 아닌 듯 하다. 북은 올해 20차례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과 로켓 269발을 발사하는 등 군사 훈련을 부쩍 강화했다.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여러 차례 선언했다. 북의 대화 몸짓을 확대 해석해선 안 되는 이유다.

북 실세들의 방한 배경과 의도에 대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북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북 매체도 선수들의 활약만 부각시킬 뿐 고위급 접촉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회담이 다시 열린 들 북이 과연 화해를 촉진하는 긍정적인 카드를 내놓을지 알 수 없다. 끝까지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 북이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클수록 안보 면에선 보다 치밀하게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