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대리사과 김관진, GOP 총기사건 규명도 오락가락하나

대리사과 김관진, GOP 총기사건 규명도 오락가락하나

Posted June. 28, 2014 04:45   

中文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동부전선 일반전초(GO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어제 국민에게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병사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지 6일 만에 나온 늑장사과다. 김 장관은 550자 짜리 짧은 사과문조차 직접 읽지 않고 백승주 차관이 대독()했다. 최전방에서 발생한 참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이번 사과는 25일 김 장관이 국회에서 병장에게서 사고가 난 이면에는 집단 따돌림이라는 현상이 군에 존재한다고 말한 데 대해 유족들이 반발하자 무마 차원에서 나왔다. 김 장관은 집단 따돌림이 사고의 동기가 된 것처럼 오해를 야기해 유족 여러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사과했지만 불과 하룻만에 자신의 말을 뒤집는 것이어서 어느 쪽이 진실인지 혼란스럽다.

국방부와 군은 총기난사 수습 과정에서도 부실 대응했다. 사건을 일으킨 임 모 병장이 도주하고 2시간이 지나서야 최고 수준 군경합동 비상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사망자와 부상자에 대한 응급조치도 제때 하지 않았다. 임 병장을 병원으로 후송하면서 가짜 환자를 동원해 취재진을 따돌린 경위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

군은 임 병장이 체포되기 직전 작성한 메모 공개를 놓고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김 장관은 국회에서 유족들이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지만 유족들은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임 병장이 자신을 벌레 돌에 맞은 개구리라고 표현한 것을 비롯해 범행 동기와 관련이 있는 메모의 일부가 보도됐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사건 발생 후 일주일이 되도록 총기난사 이유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가 장관이 하루사이에 말을 뒤집었다.

2개월 전 발생한 GOP 소대장의 허위보고 및 보직해임, 부대 기강해이와 군 인력배치 등 구조적 문제도 심각하다. 김 장관은 3년 전 4명이 숨진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 때도 재발방지를 다짐했으나 빈말이었다. 이번 사건도 말로만의 사과와 재발 방지에 그친다면 안보컨트롤 타워인 국가안보실장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