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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민주당 벗어나려면 공천이라도 잘하라

도로 민주당 벗어나려면 공천이라도 잘하라

Posted April. 11, 2014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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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가 어제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무()공천 방침을 철회하며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데 대해 국민들 앞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공약했던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를 새정치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데서 선회한 것이다. 기초선거 공천 배제는 새정치연합 안철수,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지난달 2일 전격 통합을 선언할 때 최대 명분으로 내세웠던 대()국민 약속이다.

새누리당은 오늘로 새정치는 완전히 땅에 묻혔다며 비난했다. 대선공약을 뒤집고 기초단체 공천으로 돌아선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의 공약 철회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안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이 공약을 파기한 상황에서 우리만 공천을 안 하면 패배할 것이라고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한다고 합당 명분의 번복을 새누리당 탓으로 돌렸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의 자세라 할 수 없다.

새누리당이 일찌감치 공천으로 돌아서자 안김 대표는 새누리당을 거짓정치세력으로, 자신들은 약속을 지키는 세력으로 규정했다.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무공천을 몇 번이고 다짐한 것도 국민은 기억한다. 당내 반발과 혼선이 갈수록 확산되자 두 공동대표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당론투표와 여론조사를 방패막이로 삼아 발을 빼는 출구전략으로 돌아섰다. 설문 문항을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는 상황에선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천을 안하면 불공정한 선거가 되므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애초 방침대로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 중 어디에 공감하느냐고 한 것부터 무공천 포기 답변을 끌어내려는 조사였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스스로 내세웠던 합당의 고리이자 창당의 최대 명분은 사라졌다. 새정치연합은 126석의 민주당에, 당초 무소속이었던 안 대표와 송호창 의원의 2석이 더해졌을 뿐인 도로 민주당만 남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38일 동안 기초공천 문제를 놓고 극심한 혼란상을 자초한 데 대해 국민 앞에 보다 엄중하게 사과해야 한다. 특히 안 대표는 지키지도 못할 방안들을 새 정치라고 포장해 내놓고 번번이 철수()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새길 필요가 있다. 기왕 공천을 하기로 했으면 공천과정도 깨끗하게 관리하면서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들을 내세워 새 정치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