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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과 일은 한중정상의 메시지 새겨들어라

북과 일은 한중정상의 메시지 새겨들어라

Posted March. 25, 2014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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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어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양국 현안을 논의하고 북한과 일본에 메시지를 보내는 다목적 회담이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하얼빈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을 직접 지시했다고 밝히고 중국군 유해 송환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 국민의 존경을 받는 안 의사 기념관은 한중 우호협력 관계의 좋은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안 의사 기념관 건립과 중국군 유해 송환은 한국과 중국의 미래 관계를 위한 소중한 결실이다. 일본과 북한이 연관돼 만만치 않은 과제였지만 양국 정상이 앞장서서 이 문제를 풀었다. 28일 한국에 묻혀있던 437구의 중국군 유해가 송환되면 중국 국민도 긴밀해진 한중 관계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625 전쟁 때 총부리를 맞댔던 한국과 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 자리 잡는 현실이 불편할 것이다.

시 주석은 언론에 공개한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안 의사 기념관의 건립 경위를 설명하면서 시안의 광복군 주둔지 기념 표지석도 조만간 준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사 왜곡과 전쟁범죄 부인에 대한 경고용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정부의 과거사 왜곡과 위안부 부정이 결과적으로 한중의 역사 공조를 이끌어냈으니 일본은 스스로 발등을 찍은 셈이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1년여 만에 4번째 정상회담을 하는 빠짐없이 거론한 것이 북핵 문제다. 시 주석은 북핵 불용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을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주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를 평양에 보내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결실을 만들어내야 할 책임이 있다.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미중일러 주변 4강과의 협력이 필수적이고 일본의 역()주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중국을 포함한 전쟁 피해국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 통일을 달성하자면 중국이 한미일 공조를 반()중국 전선으로 오해하는 상황은 없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한미일 정상회담를 개최하면서 우리가 명심할 바는 어느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