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잘 싸운 손정오, 한국 프로복싱도 살렸다

잘 싸운 손정오, 한국 프로복싱도 살렸다

Posted November. 22, 2013 05:54   

中文

19일 채널A가 독점 생중계한 손정오(32한남체육관)의 WBA 밴텀급 세계타이틀 도전 경기가 침체됐던 한국 프로복싱의 인기를 되살렸다.

시청률 조사기관 TNS미디어코리아의 발표에 따르면 손정오의 경기 시청률은 4.036%(수도권 유료 가구 기준)로 동시간대 종편 방송 중 최고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최고 13.693%(AGB닐슨미디어리서치전국 유료 가구 기준). TV를 켠 100가구 중 13가구 이상이 손정오의 경기를 지켜본 셈이다.

지난 7년간 복싱 중계방송의 시청률과 비교하면 손정오의 챔피언 도전 경기가 얼마나 큰 관심을 받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2006년 마지막 메이저기구 세계챔피언 지인진이 로돌포 로페스(멕시코)와 치른 WBC 페더급 타이틀매치 시청률은 0.909%에 머물렀다. 이듬해 경기 중 입은 타격으로 끝내 숨을 거뒀던 WBO 플라이급 인터콘터넨털 챔피언 최요삼의 방어전 시청률은 1.443%였다. 2010년 8월 김지훈의 IBF 라이트급 세계타이틀전 시청률 역시 1.475%로 이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 들어서는 복싱 시청률이 조금 더 떨어졌다. 8월 한국 복싱의 기대주로 손꼽히는 김민욱의 슈퍼라이트급 동양챔피언 4차 방어전 시청률이 1.1%를 기록했다. 당시 경기를 중계했던 방송사는 복싱의 시청률이 마의 1%를 넘었다며 반색했다. 그만큼 한국 복싱의 인기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손정오의 경기는 한일전인 데다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음에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아쉽게 패배하면서 관심이 더욱 증폭됐다. 한보영 전 프로복싱 방송 해설가는 프로복싱의 인기가 대단했던 옛날을 그리워하는 올드팬들이 지금도 많지만 경기가 재미없으면 TV 채널을 돌리기 마련이다. 시청률이 잘 나왔다는 건 경기 내용이 박진감 넘쳤다는 것이다. 좋은 선수가 있고 기획을 잘한다면 언제든 프로복싱은 부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치혁 채널A 스포츠부 기자 jang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