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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씨 일가 추징금 완납으로 비로소 바로 선 사회 정의

전 씨 일가 추징금 완납으로 비로소 바로 선 사회 정의

Posted September. 11, 2013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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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 씨가 어제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피의자가 검찰청사 앞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검찰이 전 씨 일가와 기자회견 내용을 협의했고 수용했음을 의미하는 형식일 게다. 검찰로서도 국회가 만든 법률에 따라 소임을 다했음을 전 씨의 회견을 통해 알리고 싶었을지 모른다. 미납추징금 1672억원의 시효가 다가오면서 국민 여론이 들끓었고 국회가 이른바 전두환법을 통과시켜 이를 근거로 시작된 검찰의 압박 수사가 16년 동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던 숙제를 일거에 해결한 셈이다.

전 씨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그는 두 차례 고개를 숙였다. 재국 씨는 부친이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라는 말씀을 하셨고, 저희들도 그 뜻에 부응하려 했으나 해결이 늦어진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전 씨 일가가 내놓을 재산 목록을 읽어 내려갔다. 추징금 확정 이후 16년 동안 전 전 대통령은 추징금을 완납히지 않고 과거 부하들을 몰고 다니며 호화골프를 치고 29만원 밖에 없다는 식으로 버티며 국민의 염장을 질렀다. 진즉에 추징금을 납부하고 속죄하는 자세를 보였더라면 전직 대통령으로서 집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자녀와 친척들이 검찰이 줄줄이 불려 들어가는 수모는 겼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군사반란과 광주의 유혈진압 그리도 대통령 재직시 천문학적인 뇌물수수와 관련해 전두환 노태우 두 전 대통령을 심판정에 세운 것은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결단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그렇지만 김 대통령은 임기 말에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전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했다. 그 때 추징금을 완납하는 조건으로 사면 복원을 해줬더라면 긴 세월 동안 전 씨 일가가 부정부패한 돈으로 자녀들까지 거부를 굴리는 꼴을 국민이 보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소급입법이니 연좌제니 하는 법률용어를 거론하지만 전 대통령이 부정축재한 돈이 아니면 젊은 자녀들은 그 돈을 어디서 벌었겠나. 국회의 전두환법 입법과 검찰수사는 국민의 건전한 상식에 입각한 조치였다고 본다.

전 씨 일가는 국민에게 속죄할 기회를 수없이 걷어찼다. 검찰이 전방위 압박 수사를 벌이자 마지못해 끌려나와 재산을 내놓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국민이 박수를 보내겠는가. 서울 연희동 사저, 경남 합천 선산을 내놓는다지만 감동할 국민은 거의 없다. 역사의 화해와 용서는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 위에서 이뤄진다. 전 씨가 통치한 5공 내내 경찰서와 구청을 비롯한 공공기관에는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구호가 붙어 있었다. 그때 실정됐던 사회정의가 이제야 비로소 구현되는 느낌이 든다. 미완의 심판이 비로소 완결됐다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