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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소대장이 전쟁 무서워하다니 화난 김관진

전방 소대장이 전쟁 무서워하다니 화난 김관진

Posted August. 02, 201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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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의 소대장이 전쟁을 무서워하는 듯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친 것은 문제 아닌가?

김관진 국방부 장관(사진)은 지난달 29일 정전협정 60주년(7월 27일) 행사를 마치고 국방부 참모들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TV 다큐멘터리 내용을 언급하며 이렇게 질책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서는 강성 발언으로 맞대응하지만 내부 회의 등에서는 거의 화를 내지 않는 김 장관의 일갈에 참모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문제의 발단은 정전 60주년을 맞아 28일 모 방송사에서 방영한 4부작 다큐멘터리 DMZ를 바라보는 4가지 시선에 나온 일반전초(GOP) 소대장의 인터뷰였다. 소대장 교육을 마치고 갓 GOP에 투입된 이 소대장은 방송된 인터뷰에서 제가 병사들보다 좀 더 어리버리합니다. 이렇게 곧 적과 만날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또 떨립니다. 약간 두렵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이 소대장은 이어서 나는 (GOP에서 근무하는 것에) 되게 자부심을 느낀다, 내 목숨을 담보로 하니깐. 나는 자부심을 느끼는데 사람들이 몰라주니까 답답하고 안타깝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방송을 지켜본 예비역 장성들이 어리버리하다 떨린다 두렵다라는 표현을 문제 삼으며 김 장관에게 잇달아 항의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군과 대면하는 최전방 근무 장교가 마치 전투를 무서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그런 내용이 TV를 통해 국민에게 전달되도록 방치하면 되느냐고 따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몇몇 예비역은 김 장관이 전투형 군대, 강한 군대를 만든다고 하더니 이게 무슨 망신이냐는 지적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교의 너무 정직한 인터뷰 내용이 이처럼 파문을 일으키자 국방부는 1일 임관빈 국방정책실장 주재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을 비롯해 육해공군의 정훈공보실장, 국방부의 정책홍보담당관 등 군에서 정훈과 공보업무를 담당하는 고위급 인사들을 소집했다. 이날 회의에선 정전 60주년을 맞아 군의 완벽한 대비태세를 강조하는 분위기와 맞지 않는 일부 발언이 그대로 방송됐다. 실무 차원에서 왜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느냐는 강한 질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