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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이 옥죄고 막고홍명보호 눈빛부터 달랐다

악착같이 옥죄고 막고홍명보호 눈빛부터 달랐다

Posted July. 22, 2013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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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강조한 한국형 축구는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이었다.

한국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호주와의 개막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지만 홍명보호의 색깔을 유감없이 보여준 한 판이었다. 성인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홍 감독은 준비한 기간에 비해 훌륭하게 경기했다.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는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 평가했다.

비록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한국은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을 바탕으로 많은 기회를 만들어갔다. 홍 감독이 취임 당시 밝혔던 한국형 축구의 실체를 보는 듯했다. 홍 감독은 당시 우리는 스페인도, 독일도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하고 경쟁력 있는 한국형 전술을 만들어 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부터 중원까지 모든 선수들이 상대 선수가 공을 잡으면 바로 압박에 들어가 공격을 차단했다. 압박이 뚫려도 나머지 선수들이 적절한 위치를 잡아 지역 방어로 돌아서면서 다시 상대를 압박했다. 호주 선수들은 한국의 강력한 압박에 우왕좌왕하며 중앙선도 제대로 넘어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압박으로 볼을 가로챈 뒤엔 바로 빠른 공격을 펼쳤다. 최전방 김동섭(성남)을 비롯해 고요한(서울), 이승기(전북), 윤일록(서울) 등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왕성한 활동력으로 상대 문전까지 올라갔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호흡을 맞춘 지 2일 밖에 되지 않아 완성된 모습은 아니었지만 강력한 압박에 이은 빠른 템포의 공격은 합격점을 줄 만했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수비 불안도 이날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진수(니가타), 김영권(광저우), 홍정호(제주), 김창수(가시와)는 완벽한 호흡으로 안정된 수비를 보여줬다. 이들은 홍 감독과 함께 청소년 대표와 런던 올림픽 대표로 뛴 홍명보의 아이들이다. 홍 감독도 수비에선 완벽했다고 평가했다.

아쉬운 부분은 골 결정력. 슈팅수가 25개로 호주(6개)에 비해 4배가 많았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선발로 나선 김동섭을 비롯해 후반 교체 투입된 김신욱(울산)은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홍 감독은 김동섭이 가장 컨디션이 좋아 선발 투입했다. 득점 기회에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훌륭하게 잘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팬들이 환호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선수들의 눈빛. 한 위원은 예전과 달리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눈빛이 눈에 띄었다. 이것만으로도 홍명보 효과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날 계속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24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2차전에선 태극전사들이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