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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채우면 동백장 추천 나중에 내겠다? 안되는 얘기지

3000만원 채우면 동백장 추천 나중에 내겠다? 안되는 얘기지

Posted July. 02, 20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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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이라는 걸 올려야 하는데. 형무소에 들어가 있던 걸 공적으로 할 수도 없고 애매하다.

(그래도) 1000만 원 냈잖아. 그걸 어떻게 할 거냐.

올해 1월 법정단체인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의 공적심사위원회(정부 훈포장 추천을 결정하는 회의)에서 오간 대화다. 연합회는 2004년 제정된 직능인 경제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를 둔 직능 단체들의 모임이다. 이 단체는 정부 훈포장을 추천해 주는 대가로 회원들에게서 많게는 수천만 원의 찬조금을 받았다가 안전행정부에 적발됐다.

동아일보는 연합회의 20092013년 공적심사위 녹취 파일을 입수했다. 이는 회의록 작성을 위해 녹음된 것이다.

훈장은 4000만 원, 포장은 1000만 원

2009년 2월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정부 포상에 따른 찬조금 액수를 정했다.

한 참석자가 8년 동안 줘 봤는데 5000만 원 내는 사람, 1000만 원도 안 내는 사람 가지각색이다. 권고 금액을 정해야 한다. 안 정하면 아무도 안 낸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자 참석자들은 즉석에서 훈장은 4000만 원, 포장은 1000만 원, 대통령 표창은 500만 원, 국무총리 표창은 2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하는 대목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액수 결정 뒤 이 부분은 기록을 남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추천 대상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얘기하지 말고 만나서 설득하는 방향으로 하자는 발언도 나왔다.

같은 달 열린 두 번째 회의에서 한 참석자는 공적이 많아도 (연합회에) 물심양면으로 기여 안 하면 안 된다며 공적이 많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러면 딴 데 가서 받으라는 것이라며 찬조금을 포상의 주요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다른 이들도 동의했다.

안행부가 포상 지침에서 특정 조직에의 기여도(회비나 기부금품 납부 등)를 심사기준에 반영하면 안 된다고 명시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