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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 한국 포함 D-10체제로 풀어라

글로벌 이슈, 한국 포함 D-10체제로 풀어라

Posted June. 19, 2013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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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북한 핵, 시리아, 이란 등 국제 사회 현안에 잘 대처하려면 참가국 간 의견조율이 잘 안 되는 주요 8개국(G8) 체제 대신 미국이 한국 영국 독일 일본 등 민주주의를 채택한 가장 가까운 우호 관계인 9개국과 D(Democracies)-10 체제를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컨설팅회사 유라시아 그룹의 데이비드 고든 연구부문 대표와 애시 자인 독일 마셜펀드 연구원 겸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관은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G8은 잊어라. 이제 D-10의 시대가 왔다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G8 정상회담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 내전, 이란과 북한의 핵무장 등 현재 세계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며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중국과 러시아가 번번이 G8이나 안보리의 공동 행동을 무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은 세계 안보 위협에 대처하려는 열의가 있고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국가들과 새 협력체제 D-10을 만들어야 한다며 참가 대상국으로 한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등을 들었다.

고든 대표와 자인 연구원은 D-10 참가국의 국내총생산(GDP) 총합이 세계 전체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군비지출도 세계 전체의 4분의 3에 달한다며 미국이 이들 나라 외교장관을 모아 하루빨리 D-10 체제를 정식 출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D-10 체제의 장점으로 북핵과 이란 등 특정 현안에 맞서 쉽게 공조 체제를 구성할 수 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의 우호국을 함께 챙길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일례로 이란에 대해 효과적으로 제재하려면 미국과 EU만으로는 역부족이며 이란 원유의 주요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의 도움이 있어야 효과적이란 점을 들었다. 중국의 급부상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교역량이 많은 EU와의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다만 고든 대표와 자인 연구원은 D-10에 포함되지 못하는 브릭스(BRICS) 등 신흥 강대국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D-10의 대외 홍보는 피해야 한다며 공식 사무국이나 회의 장소를 선정하지 말고 각국 외교장관 간 비공개 전략협력 회의로 운영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미국이 D-10 체제에만 의존해 유엔 중국 러시아 주요 20개국(G20) 등과의 관계를 등한시해선 안 되며 특히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브릭스 5개국과도 심도 깊은 양자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든이 속한 유라시아그룹은 1998년 설립된 세계적인 정치컨설팅회사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워싱턴, 영국 런던,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두고 세계 각국 정부 및 수많은 기업에 다양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미시간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프린스턴대, 조지타운대 등에서 강의했던 고든은 2009년 유라시아그룹의 연구부문 대표가 됐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