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Posted June. 18, 2013 03:00   

中文

지난달 한 방송사에서 청소년들의 역사인식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길거리에서 인터뷰한 장면이 인터넷상에서 큰 논란이 되었다. 31절에 대해 학생들에게 묻자 삼점일절이라는 답이 나온 것이다. 야스쿠니신사에 대해 또 물었더니 야스쿠니 젠틀맨?이라고 되물었다. 정말 황당한 대답이다.

4년 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대학생 연합 동아리 생존경쟁팀과 함께 전국 및 해외를 돌며 국내외 약 3만 명의 손도장으로 만든 안중근 의사 대형 손도장 걸개그림(가로 30m, 세로 50m)을 제작하여 광화문 일대를 장식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한 대학생이 안중근 의사를 윤봉길 의사와 착각해 도시락 폭탄을 던진 사람이라며 옆 친구와 얘기하는 것을 보고 정말 당황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난다.

2000년대 들어서 주변국들의 역사 왜곡은 더욱더 심해져 가고 있다.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우리의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자신의 역사로 편입하려 하고 있다. 일본은 독도 도발을 더욱더 거세게 진행 중이다. 이에 맞서 필자는 지난 10여 년간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 세계적인 유력지에 일본과 중국정부의 역사왜곡과 관련한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며 세계적인 여론을 환기하고자 노력해 왔다.

하지만 동북공정과 독도문제의 가장 큰 적()은 중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아니라 우리들의 무관심이었다.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이냐?고 청소년들에게 물으면 하나같이 대한민국 땅이라고 대답한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왜 우리 땅이냐?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명확하게 대답하질 못한다. 이것은 독도에 관한 역사적인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2005년부터 대입 수험생의 과목 부담을 덜어 준다는 목적 아래 한국사를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으로 바꿨다. 그것도 문과에만 해당하는 것이고 이과는 선택할 수조차 없도록 개정했다. 또한 한국사를 입시에서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대학은 서울대뿐이어서 서울대에 갈 게 아니라면 그마저도 공부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현재 독일은 고등학교 교과에서 전체 수업 비중의 20%를 역사수업에 치중하고 있다.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가 폴란드에서 나치에 희생된 폴란드 유대인을 향해 무릎 꿇고 진심어린 사죄를 하는 모습부터 지금까지 독일은 지속적인 사죄와 보상을 해오고 있다. 이처럼 올바른 역사교육이 다음 세대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독일은 세계인들의 존경받는 나라로 다시금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전체 수업 비중의 5%만 역사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교육부는 우리 역사를 한 학기 또는 한 학년에 몰아서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집중이수제를 실시한 것이다. 역사공부를 잠시 몰아서 하니 우리 청소년들이 한국사를 제대로 알 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바꿔보고자 5일부터 한국사의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 선정을 위한 100만 명 서명운동을 온오프라인에서 벌이고 있다. 단지 우리 청소년들만 잘못했다고 탓할 순 없다. 이런 현실을 만든 우리 어른들이 더 큰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과거가 없다면 현재도 없고 미래도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올바른 역사 교육이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다른 선진국들은 자국의 역사뿐만이 아니라 세계사까지 교육을 강화한다고 들었다. 기본적인 우리의 역사교육을 바로잡아 다가오는 미래에 더 강한 국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을 탓하기만 할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알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영토와 역사는 우리 스스로가 지켜나가야만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