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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골인 기다리던 8세 소년마저

Posted April. 17, 201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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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이후 12년 만에 미국이 또 다시 테러로 의심되는 강력한 공격을 받아 3명이 숨지고 최소 140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제117회 보스턴 마라톤대회가 열린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시내 결승점 부근에서 15일(현지 시간) 오후 2시 50분경 2차례 폭발물이 터졌다. 8초에서 30초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일어난 이번 폭발은 경기 시작 4시간 뒤 우승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지 2시간 이상 지난 뒤 발생해 일반인 마라톤 참가자와 이들을 응원하던 가족 및 시민의 피해가 컸다. 지난해 12월 코네티컷 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피해자 26명을 기리는 행사도 겸한 이번 대회에는 한국인 57명이 참가했으나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한 8세 소년은 대회에 출전한 아버지가 결승선을 통과하기를 기다리다 변을 당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함께 있던 어머니와 누나도 다쳤다. 부상자들은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17명은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폭발물은 마라톤 코스 주변 쓰레기통에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BS방송이 보도했다. 이어 1시간 20분쯤 뒤 보스턴의 JFK도서관에서도 폭발이 발생했지만 이는 화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마라톤대회 폭발 사건과 무관하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이번 폭발이 누구 소행이고 동기가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성명을 발표하고 사고에 책임이 있는 개인이건 단체건 정의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며 누가 왜 이런 일을 했는지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으며 연방수사국(FBI)과 보스턴 현지 경찰 등은 현장에서 입수한 증거물과 사고 당시 현장을 찍은 동영상을 정밀 분석하며 범인 색출에 나섰다. 마라톤 현장 부근에서 폭발장치 2개가 추가로 발견돼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CBS방송 산하의 보스턴 방송국 WBZ-TV는 경찰이 폭발 관련 수사를 위해 보스턴 중심가에서 약 8km 떨어진 소도시 리비어의 한 아파트를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사추세츠 주 경찰은 이날 밤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확인했으나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 방송은 경찰이 폭발 당시 현장 부근에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던 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자를 연행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는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사법 당국은 잠재적인 원격 기폭을 막기 위해 보스턴 지역의 휴대전화 서비스를 한때 중단했고 미국연방항공청(FAA)은 보스턴 폭발 사고 인근 지역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다.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도시는 추가 테러에 대비해 보안 경계를 강화했다. 영국 경찰도 21일로 예정된 런던 마라톤대회의 보안 강화 방안 마련에 나서는 등 테러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박현진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