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비리 총장 등친 공갈 학생회장

Posted March. 11, 2013 05:23   

中文

지난해 11월 6일 전남 순천 A대 총학생회장 김모 씨(37)가 이 대학 성모 총장(64)에게 교비 65억 원을 횡령해 미술품을 산 것이 맞느냐며 따졌다. 이어 각 학과 대표를 소집해 횡령한 교비를 환수할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김 씨는 그해 10월 말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A대 비리사건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성 총장이 교비 65억 원을 횡령해 미술품, 수석, 분재를 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는 성 총장에게 따끔하게 지적한 이틀 뒤 학생지원팀장 이모 씨(46)에게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교비 환수 방안은 놔두고 총학생회 간부들을 해외연수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성 총장은 이날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이후 횡령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 씨 등 총학생회 간부 5명은 같은 달 18일부터 22일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태국으로 공로연수를 갔다. 교직원 2명도 따라갔다. 1인당 여행경비가 250만 원씩 책정됐다. 또 용돈으로 360만 원이, 국내에서 입을 겨울 점퍼 구입에 300만 원 등이 쓰였다. 총학생회 간부 공로 해외연수에 교비학생회비 2550만 원이 사용됐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총장의 약점을 잡아 협박한 뒤 해외여행을 다녀온 김 씨에 대해 공갈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씨는 검찰에서 계획된 공로연수를 간 것이며 협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씨가 지난해 학교 측에 해외여행을 거듭 요구했지만 거절당해 두 차례 국내여행을 더 다녀온 사실까지 확인했다.

한편 순천 지역 조직폭력배들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A대 총학생회를 장악해 교비학교지원금을 횡령하고 지방 정계 진출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형주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