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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노동행위 이마트가 노사문화 우수기업?

부당노동행위 이마트가 노사문화 우수기업?

Posted February. 14, 2013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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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당노동행위 의혹이 제기된 이마트를 비롯해 신세계그룹 계열사 27곳이 지난 8년간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고용노동부가 민주통합당 김경협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신세계건설과 광주신세계백화점부터 2012년 이마트 전주점, 춘천점까지 신세계 계열사가 매년 17개씩 모두 27곳이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특히 이마트의 경우 이번에 부당노동행위로 문제가 된 부천점이 2008년과 2011년 두 차례나 선정된 것으로 드러나 제도 운영에 허점이 있음이 드러났다. 부천점은 2010년 10월 지점 내 협력업체 창고에서 불온서적(전태일 평전)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관련 직원들을 퇴사시키거나 다른 지점으로 옮기도록 한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부천점은 이달 7일 고용부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신세계 계열사를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던 이유 중 하나였던 직원 면담 프로그램 1130(하루에 한 명을 30분씩 면담하는 것)은 이번에 직원 사찰 의혹을 불러온 수단 가운데 하나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이 공개한 1130 면담일지 내용에 따르면 직원의 성향과 고민 외에도 부친은 영업용 택시를 운행하고, 남동생은 OO병원 기록실에서 근무한다 등 가족의 구체적인 신상과 문제 인력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신세계 계열사를 27개나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하고 특혜를 부여한 것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선정을 취소하고 제도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부 관계자도 일부 면담 내용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해당 프로그램이 (취지와 달리) 이상하게 운영된 것 같다며 특별근로감독을 마치고 취소요건에 해당되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노사문화 우수기업 제도는 상생의 노사문화 확산을 위해 1996년 도입됐다. 최근 2년간 불법 노사분규가 없거나 한 번 선정된 뒤 2년이 지난 사업장은 모두 신청할 수 있다. 매년 각 지방고용노동청 심사위원회에서 선정한다. 한 번 선정되면 3년간 정기 근로감독이 면제되고 은행대출 때 금리 우대, 신용평가 때 가산점 부여, 1년간 세무조사 유예 등 15개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성호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