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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부터 찾은 MB 중기 먼저 만난 박

Posted December. 27, 2012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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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대기업 총수들을 만난 데 대해 예상보다 빠르다는 반응이 나왔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박 당선인이 경제민주화 이슈를 내세운 만큼 대기업과 거리를 둘 것으로 예상했는데 당선 일주일 만에 전경련을 찾은 것은 의외라는 것이다.

박 당선인의 재계 회동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선언한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보다 이틀 빨리 이뤄졌다. 하지만 대기업을 만나기에 앞서 중소기업, 소상공인과의 간담회를 갖고, 재계 회동 자리에서도 쓴소리를 하는 등 재계와 관계를 풀어내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이 대통령과 차별화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2007년 12월 28일 전경련을 방문했을 때 기업인에 대한 애정을 쏟아냈다. 당선인 신분으로 전경련회관을 찾은 것은 이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전 정권에서 팽배했던 반()기업 정서를 비판하며 투자를 해 일자리를 만드는 분들이 존경받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애로가 있으면 직접 연락하라며 기업인과의 핫라인을 만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중소기업인들을 만난 것은 이로부터 일주일 뒤인 이듬해 1월 4일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은 물론이고 재임 기간에 전경련을 방문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재벌개혁을 강조하며 대기업과 각을 세웠다. 당선인으로서 전경련 측과 처음 만난 것은 2002년 1월 31일 인수위 사무실로 경제5단체장을 초청한 자리에서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인수위에서 설익은 재벌개혁 정책이 쏟아져 나온 데 대해 충격적인 (개혁)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하지만 2주일 뒤인 2월 14일 전경련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외형을 부풀리고 지배력을 부당하게 행사하는 대기업의 건전하지 못한 행태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재벌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재계는 박 당선인도 대기업의 반칙에 대해서는 엄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구조조정본부 해체 등을 언급하며 재벌에 칼끝을 들이댔던 노 전 대통령 때와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박 당선인이 대기업에 정리해고와 골목상권 침해 자제를 당부했지만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 부활 등 대기업 구조를 개편하는 재벌개혁 정책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 당선인의 방문은 민생경제를 살리는 파트너로 대기업의 역할을 인정했다는 의미라며 경제민주화가 시대의 흐름인 것은 맞지만 자유로운 투자를 막는 지나친 기업 규제에 대해선 재고하는 유연한 대기업 정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용석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