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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방지 꿈쩍 않는 미총기협 모든 학교 무장경비 의무화를

참사방지 꿈쩍 않는 미총기협 모든 학교 무장경비 의무화를

Posted December. 24, 201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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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네티컷 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14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총기 규제 강화 법안 마련에 나선 가운데 미국총기협회(NRA)가 모든 학교에 무장 경비를 의무화하는 것이 해법이라며 사실상 반대하고 나섰다.

웨인 라피에르 NRA 부회장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2의 애덤 랜자(뉴타운 사건 범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모든 학교에 무장경비를 의무화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연방 의회가 관련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은 뉴타운 사건 후 NRA가 밝힌 첫 공식 입장으로 전국에 TV로 생중계됐다.

라피에르 부회장은 잇따른 총기난사 사건의 책임이 아이들을 폭력적인 문화에 노출시키는 비디오 게임과 영화, 미디어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을 가진 악당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총을 가진 좋은 사람이라며 총은 총으로 막아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 언론은 NRA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오바마의 총기규제 강화 노력에 힘든 앞날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NRA는 그동안 약 400만 명의 회원과 연간 3500만 달러의 로비자금을 바탕으로 총기 규제를 움직임을 막아왔다.

회견 직후 곳곳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자 NRA가 은신처에서 기어 나오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옹호하려는 행태를 비난했다. 한 전직 경찰관은 NYT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 사설에 댓글을 달고 전쟁 상태와 같은 분위기에서 아이들을 키우자는 것이 NRA 주장이라면 그들은 미국인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시민 2명이 피켓을 들고 항의하다 끌려 나갔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학교 입구가 여러 곳인데 이곳에 모두 무장요원을 배치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미국 학교의 3분의 1에는 이미 무장요원이 배치돼 있는데 10만 개 학교에 추가로 한 명씩 무장요원을 배치하는 경우 79억 달러(약 8조3530억 원)가 들어간다는 추산이다.

총기 규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총기 난사 사건은 이어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 서부에서 21일 오전 9시 경 한 남성이 여성 1명과 남성 2명을 권총으로 사살하고 자신도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전날에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벌어져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