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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타블로 신곡

Posted November. 09, 201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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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타블로가 최근 SBS TV 힐링 캠프에 출연해 인터넷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로 인해 겪은 고통을 털어놓았다. 그는 처음 미국 스탠퍼드대 학력 논란을 대수롭지 않은 걸로 생각했던 것 같다. 스탠퍼드대를 나온 것이 맞으니까. 하지만 일단 시작된 집단 광기는 확대 재생산됐다. 졸업증명서와 성적표 원본을 수없이 떼고(복사본은 안 믿으니까), 스탠퍼드대 교수를 모셔오고, 사진을 공개해도 타진요는 거짓이라고 공격했다.

TV 촬영팀과 함께 스탠퍼드대에 가서 촬영을 해오자 타진요는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사람들을 고용된 배우라고 주장했다. 타블로의 대학 동창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인증 사진을 올리자 그 친구들에게 스탠퍼드대 나온 걸 증명하라고 공격했다. 타블로는 졸업증명서의 진위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증받았다. 타진요는 타블로의 미국 이름이 대니얼이라는 점을 들어 그가 대니얼이라는 미국인의 이름을 훔쳐 가짜인생을 살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타진요 회원들은 경찰을 사칭해 집으로 찾아오고 가족의 학력도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간암에서 회복했던 부친이 타진요 재판 첫날 사망한 것도 타블로에게 큰 상처가 됐다. 타진요 일부 회원들은 재판에서 잘못을 인정하며 타블로의 학력에 열등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스탠퍼드대를 조기 졸업하고 힙합 가수로 성공하고 예쁜 여배우를 아내로 얻은 타블로에 대한 열등감이 집단 광기의 출발점이었던 것이다. 철학자 니체가 말한 르상티망, 즉 약자의 질투와 분노가 해외파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인 타블로에게 집중됐다.

타블로가 리더로 있는 에픽하이가 Dont hate me(나를 미워하지 마세요)를 신곡()으로 발표했다. 세상 모두가 입에 망치 때려 날 못처럼/구멍투성이인 마음 눈물만 새/웃으면 안돼 난 왜/사람 싫어하는데 무슨 이유가 있냐고/(중략)/이런 비호감/공공의 적인 나와 숨만 쉬면 논란/공공의 껌인 나와/도마 위에서 춤을 추며 즐기는 너. 그가 작사 작곡한 노래는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에게 보내는 하소연처럼 들린다. 공인()은 대중의 검증과 관심으로부터 비켜날 수 없다. 유명한 가수도 공인 중의 공인에 해당한다. 하지만 공인에 대한 비판도 어디까지나 정확한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이라야 한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