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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서러운 구직

Posted October. 06, 201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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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진즉 상고에 가서 취업부터 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어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여대 취업지원센터에서 만난 이 학교 국제관광과 2학년 남다혜 씨는 예전에는 전문대 졸업자를 뽑던 회사들이 올해는 고졸을 함께 뽑고 있어 취직이 더 어려워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남 씨는 이날 고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모 은행의 열린 채용 면접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 시즌을 맞은 전문대 캠퍼스는 총성 없는 전투가 한창이다. 최근 고졸 채용 바람이 불면서 전문대 출신을 주로 뽑던 회사들이 고졸 이상으로 지원 자격을 넓히는 바람에 취업이 한층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양여대 취업지원센터 관계자는 고졸과 전문대 졸업자를 함께 뽑는 곳이 지난해까지는 센터에 들어오는 채용 의뢰 중 2030%에 그쳤지만 올해는 절반을 넘는다고 전했다.

더욱이 고졸과 경쟁해야 하는 일자리의 대부분이 선호 직장인 대기업이나 금융권이라는 점은 전문대 출신 구직자에게 큰 부담이다. 고졸 채용 확대를 독려하는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기업들이 순수 고졸 지원자를 일정 비율 이상 채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 씨는 전문대 출신이 4년제 대학 졸업자에 비해 구직이나 입사 후 처우에서 핸디캡을 안아야 한다면 고졸보다 2, 3년씩 더 공부한 데 대한 보상도 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성철 남윤서 dawn@donga.com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