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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쿠상보

Posted September. 26, 201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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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해(영해기선에서 12해리)에서 일어난 일본과 대만 선박의 물대포 교전은 정부 순시선 간의 충돌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만 당국은 조기경보기와 전투기, 해군 함정까지 준비해 놓고 계획적으로 일본 측과 충돌했다.

대만 당국은 앞으로도 순시선을 매일 1척 이상 센카쿠 인근 해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 정부 선박 10여 척이 센카쿠 인근 해역에 있고 200여 척의 중국 어선도 센카쿠 근해에서 조업하고 있다. 센카쿠를 둘러싼 충돌이 일어날 개연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센카쿠 둘러싼 첫 물리적 충돌

25일 오전 5시 대만 어선 60여 척과 해상경비당국의 순시선 12척이 센카쿠에서 18해리 떨어진 해상에 집결했다.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 50여 척은 센카쿠 영해를 순시했다.

오전 7시 40분이 되자 대만 어선이 하나둘 센카쿠 영해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약 1시간이 지나자 영해에는 대만 어선과 순시선이 각각 40여 척, 8척으로 늘어났다.

일본 순시선이 대만 어선의 항로를 막으며 물대포를 쏘자 대만 순시선이 그 사이로 들어와 일본 순시선을 향해 물대포 맞공격을 했다. 대만 중양()통신에 따르면 일본 순시선이 물대포를 발사한 뒤 소형 모터보트를 바다에 내려 대만 어선에 충돌시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만 어선은 센카쿠에 5km까지 접근했다.

중국도 해양감시선 4척과 어업감시선 1척을 센카쿠 접속수역(1224해리)에 진입시켰다. 하지만 영해에 들어가지 않아 일본 순시선과의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어선과 순시선은 2시간 20분 정도 지난 오전 10시경 센카쿠에서 대만 방향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이어 11시 40분 경 모두 센카쿠 영해를 빠져나와 전날 출발지인 이란() 현 쑤아오() 항으로 향했다. 대만 어민들은 댜오위다오가 대만의 영토라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는 목표가 이미 달성됐다며 귀항 배경을 밝혔다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실에 설치한 센카쿠 정보연락실을 관저대책실로 바꿔 대만과 중국 공선()과 어선의 동향을 체크하며 대응책을 검토했다. 센카쿠에 상륙하면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체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해상에서 무리한 진압은 하지 않았다.

이번 물대포 충돌은 센카쿠를 둘러싼 전선이 대만으로도 본격 확장된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한국-일본-대만으로 연결되는 미국의 대중 방어라인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센카쿠 문제에서 일본 편을 들면서도 겉으로는 특별한 견해가 없다고 하는 배경에는 중국뿐 아니라 대만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반면 중국은 센카쿠 문제에 중국과 대만이 공동 대처해야 한다며 양안 간 결속을 높이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얼어붙는 중-일 관계

일본과 대만 간 물대포 교전이 한창일 때 중국 외교부 장즈쥔() 상무부부장과 일본 외무성 가와이 지카오() 사무차관은 베이징의 외교부 청사에서 만났다. 양측은 센카쿠 갈등 해법을 논의했지만 의견 차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가와이 차관은 국유화하는 것이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했고 장 부부장은 국유화를 되돌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일본 항공사들은 대규모 해약 사태에 직면했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항공(JAL)과 전일본항공(ANA)의 중국 노선에서 911월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단체승객 예약 취소가 5만2000석을 넘었다. 이에 따라 일본 항공사들은 이미 다음 달 일부 항공편의 항공기를 소형으로 바꾸거나 운항 편수를 줄이기로 했다.



고기정 박형준 koh@donga.com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