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이 14일 양국 국경지대의 경제특구 두 곳에서 인프라 건설을 가속화하고 개발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진척이 거의 없었던 양국 경제협력이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장성택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과 천더밍() 상무부장 공동사회로 나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위화도경제지대 공동개발 및 공동관리를 위한 조중(북중)공동지도위원회 제3차 회의가 열렸다며 양국은 현재 두 곳 경제특구 개발이 실질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은 개발계획 요강과 추진시스템 구축, 인재 교육, 법률제도 구축, 세관통과 편의성 제고, 통신 및 농업 분야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로 합의했다고 상무부는 전했다. 나아가 양국은 나선지구 관리위원회와 황금평위화도지구 관리위원회 성립을 발표했다. 경제기술 협력 및 농업합작, 위원회 운영 및 관리, 나선지구 전기공급과 공업원 건설 등에 관한 협약도 체결했다. 상무부는 나선지구에는 원재료와 장비, 첨단 신기술, 경공업, 서비스업, 현대농업 등이 중점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황금평위화도 지구에는 정보산업, 여행문화 및 아이디어산업, 의료가공업 등을 중점 개발해 북한의 지식밀집형 신흥 경제지구로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후 3시경 회의장소 겸 숙소인 국빈관 댜오위타이()를 떠나 비행기편으로 지린() 성의 수도 창춘()에 도착했다. 장 부위원장 일행은 이곳에서 중국 국가 차원의 개발계획인 창지투(창춘지린투먼을 잇는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찰을 할 것으로 보인다. 창지투는 특히 북한의 나선지구 개발과 긴밀하게 얽혀 있어 주목된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나선을 통한 출해권이 없으면 창지투 계획은 유명무실하다며 창지투 프로젝트의 시발점인 창춘을 시찰하는 것도 나선개발의 중요성을 중국 측에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부위원장 일행은 창춘에서 쑨정차이() 서기나 왕루린() 성장의 안내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년 5월과 2010년 8월 창춘을 방문할 때 들렀던 김일성 주석의 항일유적지도 들릴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위원장 일행은 창춘 방문에 이어 기차로 23시간 거리인 랴오닝() 성의 수도 선양()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랴오닝 성 정부에 황금평위화도 개발과 관련한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중 경협이 성과를 내려면 중국 지방정부의 협조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풀이했다.
이후 16일 또는 17일 베이징으로 다시 와 후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자를 만난 뒤 18일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헌진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