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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정 선수로 얼룩진 4•11 총선 대진표

[사설] 부정 선수로 얼룩진 4•11 총선 대진표

Posted March. 23, 2012 08:43   

민주통합당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금품 향응 제공과 불법 선거인단 동원 같은 부정을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는 후보들의 공천을 확정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 공천을 보류했다가 후보 등록이 촉박해지자 이강래 김영록 최규성 김승남 오세호 송영철 후보를 그대로 공천을 해버린 것이다. 나중에 어떻게 되든 일단은 그냥 넘어가자는 의도로 보인다. 이들 외에도 불법 부정 경선 의혹을 받고 있는 후보가 수두룩하다. 박지원 최고위원이 (선거인단) 동원으로 모두 50석 정도는 검찰총장에게 갖다 바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지역구에서 선거인단 모집에 관여한 인사가 투신자살한 박주선 후보는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다. 민주당이 호남에서 특히 경선 잡음이 많았다면 새누리당은 영남에서 잡음이 심한 편이었다. 영남과 호남은 두 당의 공천장이 곧 당선증으로 통하는 지역이다. 장윤석 후보는 당원들이 일반 선거인단에 참여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군현 후보와 주호영 후보는 여론조사 때 유권자들에게 신분이나 연령을 속여 답하라는 권유를 했다고 경쟁 후보가 문제를 삼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불법 정치후원금 수수 의혹으로 중앙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새누리당이 후환이 걱정되는 몇몇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지만 여전히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후보가 남아 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여론조사 조작 파문에도 후보 사퇴를 거부한 채 출마를 강행할 태세다. 심상정 노회찬 천호선 후보 등도 민주당 후보와의 경선 과정에서 부정 의혹이 제기됐다. 진보당은 성폭행 피해 축소 의혹을 받고 있는 정진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에게 당선권 안에 있는 비례대표 후보 번호를 부여했다. 심지어 성추행 전력이 드러난 윤원석 후보의 공천을 강행했다가 윤 후보 스스로 사퇴하는 해프닝을 자초했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노선의 진보성이 도덕성의 수준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입만 열면 부르짖던 도덕성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모르겠다.

정당들의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 완료됐고 오늘 후보 등록도 마감된다. 411 총선의 대진표()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 대진표에는 당선되더라도 무효가 되거나 국회의원직을 상실할 개연성이 높은 부정 선수가 줄줄이 들어가 있다.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선거개혁의 취지에서 도입된 국민경선과 상향식 공천의 부작용이 낳은 결과다. 이래서야 어디 하향식 공천보다 낫다고 할 수 있겠는가. 공당()의 개혁 의지 부족으로 부정 선수들을 제대로 추려내지 못했다면 유권자가 표로써 걸러낼 도리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