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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이 맺혀 정권을 잡으려고 하면 안 된다

[사설] 한이 맺혀 정권을 잡으려고 하면 안 된다

Posted March. 03, 201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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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방문한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우리 당에서 복수의 정치는 없어져야 한다. 복수에 한()이 맺혀 정권을 잡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청중이 손 고문도 한명숙 대표처럼 강한 복수의 한을 갖고 있느냐고 묻자 이 같은 답변이 나왔다. 한 대표를 비롯해 당내 신주류로 떠오른 친노(친 노무현) 세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노무현 정권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한 대표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해 왔다. 친노 핵심인 문성근 최고위원도 이명박 정권에게 당한 만큼 되돌려 주겠다라고 날을 세운다. 친노 세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현 정권이 사주한 검찰의 정치적 수사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비자금 사건에 대해 저의 집(권양숙 여사를 지칭)에서 부탁해 받아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2009년 6월 한 인터뷰에서 권 여사가 나중에 (아이들의) 집을 사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고 (대통령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권 여사에게 건네진 검은 돈의 실체를 노 전 대통령이나 문 이사장이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은 친노 세력이 독주하면서 코드 공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영남 지역에서 공천이 확정된 40명 가운데 절반이 친노 인사들이다. 같은 고령자나 다선()의원이라고 해도 옛 열린우리당 출신이 옛 민주당 출신보다 대접을 받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의원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민주당 공천은 친노 들의 향연장이다. 한 풀이 정치는 안 된다고 말했다. 친노 세력의 독주가 오만으로 비쳐진다는 경고다.

민주당은 1월15일 전당대회를 거치며 새누리당의 지지율을 앞질렀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에게 역전 당했다. 유권자는 현 정권의 국정실패를 비판하면서도 야당의 능력과 자격을 꼼꼼히 따진다. 민주당이 자기쇄신을 회피하고 MB(이명박) 심판만 외친다고 해서 국민이 표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친노 세력에게는 노 정권 당시 국정 실패와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530만표차로 패배한 폐족()으로서 겸허한 자기반성을 전해 찾아볼 수 없다. 이들이 양대 선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국정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심히 걱정스럽다. 한 풀이에 매달리는 정당은 수권 능력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